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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판교로 간다.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쟁취할 때까지,
여러 일이 있었다.
비록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짱짱한 대기업, 유망한 유니콘, 전문성 있는 AI 스타트업, 뭐 그런 대단한 기업은 아니다. 약 9년 정도 된 적당하고 소박한 에이전시다.
분위기는 부드럽다. 여유롭지는 않지만 유동적이다. 자유로웠다. 탐구하는 것을 즐겼다. '나'에게 관심이 많았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나 자신을 유지하고 창조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싶었다. 회사의 이미지에 나를 끼워맞추는 건 싫었다. 나는 작다고 해도 자유로운 곳에 있고 싶었다.
오히려 좋아. 나는 나의 색깔을 회사에 물들이고 싶다. 너무 큰 곳에 가면 나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테니까. 차근차근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싶다.
그리고 나는 나의 색깔로 물든 이 작은 회사를 바탕으로 더 넓은 세상에 뛰어들 것이다.
하나에 집중해서 높이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나는 넓혀나가는 편이 더 좋다.
가장 최초에 생겨난 좁디좁은 나와는 정반대로, 시야를 넓히고 더 넓은 곳을 바라보는 아이.
말은 못하지만 신랄하게 글을 쓰는 건 자신 있는 파아란 나와,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냥 과감하게 돌진하는 주황색 나.
서로 모순되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경계에 머물러 나란히 공존하는 두 개의 나.
나는 이제 내가 진짜로 되고 싶어 했던 나 자신을 알고 있다.
이제 플레이어는 만들어졌고, 단단하게 일구어낸 나의 '캐릭터'로 세상을 탐험할 차례다.
본캐, 부캐 같은 건 없다. 둘 다 본캐니까.
그럼 레벨업한 후 다음에 또 만나요.
See you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