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미가지 끝에 핀 드라이플라워
허공처럼 가벼워진 체위
겹겹 페이지마다 편년체 에필로그 차곡차곡 적어 놓은
마침표
한 송이
그도 한때는 욕망에 이끌려
거침없이
타오르던 불의 종족
생을 불사르던 그 자리
한철 자태 그대로
꽃물 한 방울까지 내려놓은
저 깊은 꽃의 경전
죽은 듯 살아 있는
탯줄 움켜쥔 응집된 부호
적멸이고
선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툭담*
햇살의 조문 경건하다
* Thukdam: 특수하게 죽은 이후에도 유지되는 깊은 명상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