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했습니다. 놈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는 사실은. 하지만 대체 왜일까요?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내가 몹시 예뻐 첫눈에 반했다 하더라도 그 옆에 누군가가 있는 걸 봤다면, 그리고 그게 함께 사는 남자라고 예상할만하다면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요? 정말 이상한 녀석이었습니다.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대체 왜, 집에서 아내와 오붓하게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에 저런 괴물 같은 녀석 때문에 쓸데없이 거리를 헤매야 하는 걸까요?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녀석에게 한마디 할까? 필요하다면 한 방 먹이더라도? 이런 생각이 차올랐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내가 싫어하겠지요…
“저 새끼 아직도 따라오고 있어. 넌 뒤돌아보지 마.”
“정말? 진짜 미친놈이구나.”
“좀 골려 주고 싶어진다?”
“어떻게?”
“계속 나만 따라와.”
우리는 골목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오래된 주택가라 골목이 퍽 복잡한 곳이었지요. 아내와 저는 산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 동네 골목을 샅샅이 잘 알았지요. 하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꽤나 복잡한 그런 골목이었습니다.
골목 어귀에서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녀석은 한 70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는 핸드폰을 보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레기 같은 자식. 저 녀석은 얼마나 저런 짓을 했을까? 몇 번이나 여자들을 따라가서 못된 짓을 했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제 아내가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결코 너 같은 변태 놈에게 먹잇감으로 주지는 않을 테다, 괜한 승부욕이 솟아났습니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