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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육아시 2 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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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NJ Jun 13. 2024

우리


  가족은 아주 이질적인 결합이다. 하나로 뭉쳐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단단하게 붙기만 한다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의 가족의 중심에는 아이라는 강력한 중력이 존재한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아이를 향해 빙글빙글 미끄러진다. 아직 엄마 아빠의 배방귀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 아기도 우리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부모는 서로를 점점 닮아간다. 당기는 힘이 강해질수록 우리는 희미해졌다. 너의 실수는 우리의 실수가 되고 우리의 기쁨이 나의 목표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거칠게 충돌하곤 했다. 빛을 잃고 떨어진 파편은 우리가 둥글어지고 있다는 체념적인 증거였다. 가끔은 멀어지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결코 잃지 말아야 할 모서리가 아직 몇 개 남았으니.  


 우리가 아기를 당기는 힘이 더 커졌다고 느낄 때, 아마 아이는 우리를 벗어날 준비가 끝났을 것이다. 주제넘은 욕심이긴 하지만 아기는 나와 다른 단호한 개인주의자가 되길 바란다. 우리의 기쁨이 자신의 기쁨이 될 수 없음을 알았을 때, 아득히 넓은 세상으로 주저 없이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우리는 힘을 숨긴 채 아이에게서 점점 멀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會者定離 去者必返 生者必滅 事必歸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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