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어서 무기력할 때 뭐하면서 보내는지 공유해주라
친구와 만나자고 말로만 약속을 다짐한 지 백만 년이 지나가고 있다. 하루는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며 약속을 미루기 아쉬운 마음에 통화를 했다. 고양이와 인사하고 싶다며 영상을 켰고, 마침 저녁시간이 지난 탓에 각자의 끼니를 챙겨 와 식탁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는 기분이 들어 어색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익숙해진 후에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이 시시콜콜하게 영상통화를 건다.
영상 모임의 형태도 점점 다양하고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만날 수 있으니 집에서도 취미를 가지는 것이 쉬워진 듯하다. 아침에 온라인으로 만나 요가를 하는 모임, 목요일 밤마다 함께 모여 책을 읽는 모임, 관심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는 모임 등.
오늘은 일주일에 한 번 특정 시간 동안 모여서 각자 자기만의 소설을 써보는 흥미로운 모임을 발견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동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만 약속하면 어디에서든지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거리를 두는 시대에도 만남과 대화는 이어지고 있다.
만약 내가 모임을 만든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30분씩 가벼운 산책을 하는 모임을 해보고 싶다. 또는 늦은 밤 자기 전 30분 동안 핸드폰 안 보고 각자의 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임을 가지면 어떨지 잠깐 상상해본다.
요즘은 줌(Zoom) 서비스 덕분에 배경화면도 해변가나 으리으리한 집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눈썹에 립스틱까지 그려준다. 영상통화의 부담요소들이 하나씩 줄어들고 있어 계속 찾게끔 된다. 언젠가 아바타를 앞세워 내 얼굴을 합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줌에서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