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의 맛
카레의 재발견
비상식량 카레
급식 메뉴에 카레가 적혀 있으면 실망했다.
편식은 아니었지만 별로 매력적인 음식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빠르게 무언가를 해 먹어야 할 때면 3분 카레를 애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한 조리법 덕에 공들인 것 대비 충분한 한 끼가 되어주는 카레는 애증의 메뉴였다. 적당히 먹을만했고 편한 카레는 비상식량에 속했다. 일부러 찾아먹는 일은 없었고, 외식 메뉴로 카레를 선택하는 것에도 물음표를 던지곤 했다.
카레 입문자
어느 하루는 반찬거리를 찾다 보니 카레가 눈에 들어왔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카레요리를 선택했다.
[마마리] 닭고기 코코넛 카레 (별 4점)
마마리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한 셰프가 한국에 돌아와 차린 반찬가게다. 나물, 국, 반찬 등 기본적인 음식들을 판매하는데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그 맛이 좋아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런 마마리에서 나온 닭고기 코코넛 카레는 큼직한 감자, 당근, 애호박 그리고 닭고기가 들어가 있다. 따로 채소를 더 넣지 않아도 되는 완성된 요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코코넛’ 덕에 매운맛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느껴졌다. 사실 코코넛 오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국식으로 해석된 부드러운 카레의 맛은 손이 계속 갔다. 가격대가 있었지만 2인분의 식사로 충분한 양에 어른도 아이도 좋아할 첫 카레는 성공적.
건강한 반찬을 판매하는 마마리의 닭고기 카레 (출처 : 마마리 인스타그램 계정 @mamaleemarket)[테이스티 도쿄] 닭고기 / 소고기 카레 (별 3.5점)
일본 가정식 반찬 브랜드인 테이스티 도쿄에는 닭고기 카레와 소고기 카레가 있다. 역시 데우기만 하면 되는 완성된 카레이다. 개인적으로는 맛도 가성비도 좋아 두 가지 맛을 고루 구매해 소분해두었다가 도시락으로 싸간다.
다시 생각해보니 카레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카레를 못 먹어봤던 것이 아닐까?
카레 중급자
카레의 기본적인 맛에 입문했다면, 인도 전통 카레에 더 가까운 카레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코이누르] 전통 인도 카레 (별 3.5점)
코이누르는 진짜 인도에서 온 5가제 종류의 카레이다. 인도의 강한 향신료 향이 느껴지는데, 카레를 좋아하는 이들은 진짜 카레라고 이야기한다. 소스만 있는 레트로 제품이지만 어떤 재료를 추가 하는지에 따라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능하다.
그리고 소스 위에 깍둑썰기 한 양파, 감자, 당근 등을 넣어 조리하면 1인분의 카레가 2인분이 되는 마법을 볼 수 있다.
후기도 많고 난이도가 낮은 버터 치킨카레 맛을 선택했다. 질린 닭가슴살 하나를 냉동실에서 꺼내 버터와 함께 굽고 카레에 올리면, 이름 그대로 만족스러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버터 치킨카레는 밥이 아니라 빵이나 난과 함께 먹어도 좋다.
구운 계란 카레 (난이도 하)
어느 날은 삶은 계란을 카레에 넣어 먹으면 맛이 좋다는 레시피를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백종원의 '구운 계란 카레 덮밥 레시피'로 유명한 비법이었다!) 계란 프라이를 올려 먹는 것은 봤어도, 삶은 계란을 넣는 것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코이누르] 봄베이 에그 카레도 레시피에 적혀있듯이 ‘구운 계란’을 추가하는 것이 포인트다. 백종원의 구운 카레 덮밥을 조금 더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
1. 봄베이 에그 카레봉지를 데운다.
2. 동시에 반숙 계란을 만든다.
3. 반숙으로 삶아낸 계란을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살짝 구워낸다. 겉 면이 살짝 노릇해져야 한다.
4. 노릇해진 계란을 카레 위에 올려 먹는다.
카레의 발견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레트로 카레를 다시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성껏 만든 카레요리 또는 직접 재료를 추가해서 만들어 낸 카레 한 접시는 만드는 재미도 있고, 그 맛도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카레라는 기본 베이스 소스에 취향에 따라 고기를 선택하거나 양파, 당근, 감자, 고수, 후추 등의 재료를 추가하면 된다.
이번 주 주말에는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구운 계란 카레를 먹어보면 어떨까 :)
오늘의 먹는 취향
#마마리닭고기코코넛카레 #테이스티도쿄닭고기카레 #코이누르 #혼신마켓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