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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Jan 09. 2022

이 겨울, 마당에 텐트를 친 이유

동계 마당 캠핑 (맨발 걷기의 서막)


이 겨울, 마당에 돔텐트를 설치했습니다.


눈이 펄펄 오는 날, 우리의 텐트는 이글루가 되었지요.



마당에 텐트를 설치한 이유?


마당에 텐트가 있다면, 추운 겨울에도 마당을 즐길 수 있긴 하지만, 온전히 그 이유만은 아니예요.


그 시작은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맨발로 걸어라, 가 시작일 겁니다.

동명의 책도 있는 이 기사는 맨발로 걷는 것의 이점, 맨발로 걷는 것이 좋은 이유를 과학적으로도 신빙성 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둘찌를 엄마가  주실 , 지난 가을에 보드라운 흙을 맨발로  걷게 하셨어요.

산에 맨발 등산길이 있는 것도 알고 있고, 예전부터 맨발로 걷는 것이 좋다라는 것을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은 , 어떻게 좋은 지는  알지 못했었죠. 그런데  기사를 모두 정독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자가면역이 있는 우리 둘찌에게  없이 좋겠다라는 것을요.


그 이후, 우연한 기회에 맨발 걷기에 대한 강연을 들을 일이 있었습니다.

강연자였던 교수님이 맨발 걷기의 이점과 과학적 원리들을  시간 넘게 소개해주셨죠. 저는 강연이 끝난 , 따로 남아 머릿 속에 남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리 집은 전원주택이고, 마당이 있으니  유리했습니다.


결국 결심했죠.

그래, 맨발걷기를 해야겠다.


옥상 처럼 땅이 끊어진 곳만 아니라면 아무 곳이나 걸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돌 위든, 흙이든, 잔디든 상관없다고 합니다.

내년 봄엔 황토와 마사토로 집을 한 바퀴 둘러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추운 겨울 어쩌지?


  , 추울  하면 효과가  좋다고 했는데, 일단 아이들과 함께 마당에 맨발로  있기도 힘들더라고요. 아이의 경우 양말 바닥부분만 조금씩 뚫어 놓아라, 혹은 발등에 핫팩을 대고 해라, 이런 팁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초보자는 힘들더라고요. 마당을  세바퀴 뛰고 나니 기분은  맑고, 좋아졌지만 찬물로 발을 씻는데도 찬물이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남편과 장고 끝에 장박으로 쓸만한 텐트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텐트 안에서 조금씩 맨발로 있어 봐야지, 라는 생각이 그 시작이었죠.

몇 달전에 사 둔 황토 포대 세 자루를 한 쪽에 뿌렸습니다. 강의를 통해 아이들이 흙놀이만 해도, 건강에 좋다는 걸 알게되었거든요.


아이들은 빈 박스만 있어도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있었습니다.

텐트가 바람을 막아줘서, 밖보단 나았지만 텐트 안도 여전히 춥더라고요.


그래서 난로를 사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위험할 수 있으니 난로 가드도 함께요.

엄청난 서치 끝에 토요토미 옴니230을 구입하고, 난로 가드는 오르빗을 구입했습니다.


층고가 높고 주택이라 어쩔 수 없이 겨울엔 거실이 좀 쌀쌀한데, 아침에 난로를 켜 놓으니 금세 훈훈해지더라고요.

냄비에 물을 조금 받아, 에센셜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향도 좋고, 덜 건조해져서 좋았습니다.



이 난로를 텐트에 옮겨 두었습니다.


텐트 안이 금세 따뜻해졌어요. 어떤 때의 느낌으로는 집 보다 따뜻하다, 라고 느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간간히 맨발로 텐트안에서 놀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흙장난도 신나게 합니다.



흙과 가까이 살아서 우리 둘찌가 이렇게 좋아졌다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사 오기 전과 후의 건강검진 결과가 없어서 그럴 뿐, 모르는 사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을 지도 몰라요. 특히 저의 정신 건강은 이사 전과 후과 확연히 다릅니다. 이건 정말 확실해요. 비닐 봉지 안에서 숨을 쉬다가, 봉지를 빼고 숨을 쉬는 느낌이랄까요.


흙과 가까이 살 수록 건강해진다, 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겨울 여러 공부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흙과 가깝게 살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맨발 걷기가 아닌 맨발로 놀기, 맨발로 서 있기 정도일지 모르지만 봄부터는 마당을 맨발로 걸어보려고요. 온 가족이 모두 말이죠.


제가 얼마 전에 이렇게 브런치 글을 끝낸 적이 있습니다.

“나는 또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네. 그렇게 실제로도 건강에 대한, 저의 닥쳐있는 고민에 대한 답을 늘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기, 인스턴트를 되도록 적게 먹기, 해조류, 제철 과일과 채소를 다양하게 먹기, 자연에서 많이 움직이기…

지금까지 그 정도의 답을 찾았는데, 또 하나의 방법을 찾은 것 같습니다.


맨발로 걷기.

그 시작을 이 겨울 우리 집 마당, 텐트에서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맨발 걷기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 지, 여기서 종종 소개해드릴게요.




PS_ 2022년 첫 글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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