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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Jan 22. 2022

겨울, 전원주택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

겨울의 아날로그 삶을 즐기기


우리집 근처에 자전거 도로가 생겼습니다.

끝까지 가 본 적은 없지만, 상당히 길게 연결된 거 같아요.

아직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요.

전원주택으로 이사오고 보니 아파트처럼 차가 안 다니는 곳이 없어서 자전거 탈 곳이 없었는데, 아이들이 안전하고 신나게 자전거를 탈 곳이 생겼습니다.

봄에는 저랑 남편도 새 자전거를 살 예정이예요.

사랑하는 이 시골의 풍경도 즐기고, 평소에 제대로 안 하던 운동을 하며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겠죠?

우리 네가족이 모두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자전거를 탈 봄날을 꿈꿔 봅니다.

자전거 도로가 벚꽃길이랑 가까우니까 자전거를 타며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꽝꽝 언 얼음!

엄청 추운날, 집에 있는 썰매를 가지고 얼음판으로 나갔어요.

엄마, 아빠가 먼저 걸어보고 안전하다고 한 곳에서 가족끼리 썰매를 조금 탔습니다.

처음 타보는 얼음 썰매에 아이들은 조금만 가도 신나더라고요.

집 옆 산에서 눈썰매만 탔었는데, 이젠 얼음썰매도 즐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넷의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자연은 정말 아이들에게 있어서 고맙고 신나는 곳임에 틀림없어요.

얼음에서 썰매도 타고, 얼음도 콕콕 찔러보고, 그렇게 아이들은 스스로 여러가지 놀이를 만들어 냅니다.



이번 겨울, 큰찌가 딸기모찌를 꼭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해요.

엄마가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계속되는 요구에 이제는 도저히 미룰 수 없는 순간이 왔습니다.


딸세권에 살고 있으니 싱싱한 딸기는 충분하고, 그럼 팥앙금을 만들 차례입니다.

레인지 주변 난리통을 이겨내며 묵묵히 팥을 삶고, 설탕에 졸여주니 얼마 뒤 달달한 팥앙금이 완성되었어요.

완성하고 보니까 우리가 먹기에는 정말 많은 양.


이웃분들께 조금씩 나눠드리기로 했어요.

부담스럽지 않게 작은 통에 담아 큰찌의 아끼는 가방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완성하고 보니 저녁이었는데, 큰찌랑 둘이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나눠드렸습니다.

빵이랑 앙버터로 드세요, 하고 드렸는데 다들 고맙다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 큰찌가 이렇게 나눠드리는  너무 좋다고 해요. 나누는 기쁨을 아는 아이로 자라고 있는  같아 다행입니다.



다음날, 찹쌀가루를 익반죽 하고, 편백나무 찜기에 넣어 찹쌀떡으로 변신시켰어요.

그리고는 모든 재료를 주고, 큰찌에게 만들라고 했죠.

얼마 후에 만들어진, 큰찌스타일의 딸기모찌.

모양은 재미있어도, 맛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딸기밭에서 사온 싱싱한 딸기에, 직접 만든 떡과 팥. 정말 엄지척할 맛!


겨울엔 역시 찹쌀떡이죠.


(공감하시는 분은 저랑 비슷한 연배시겠죠?)




어느 눈 오는 날엔 신상 스노우 메이커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거 만들어서 아이들이랑 눈싸움 하고 놀았어요.

눈오리도 신기했는데, 재미있는 눈놀이 장난감이 많이 나와서 참 좋아요.



마당을 오래 비워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떤 날엔 아무 일도 없는데 불멍을 시작했습니다.

불멍에 빠질 수 없는 마시멜로우 구워 먹기.

오랜만에 아이들이 신이 났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먹어보니 또 겨울 밤에 달달한 마시멜로우가 딱 어울리더라고요?


남편은 마당에 쳐 있는 텐트에 들어가 난로를 켰어요.

둘찌랑 남편은 따뜻한 텐트에서 불멍을 즐긴다네요.

구워준 마시멜로우 들고 텐트로 들어간 둘찌.

아빠랑 대화도 하고, 흙놀이도 하고, 크레파스로 빈 박스에 그림도 그립니다.


저번에 지인한테 선물받은 오로라 가루가 생각났어요.

불멍하다가 뿌려보았습니다.

처음 해 보는데 정말 예쁘네요.

해리포터가 마법이라도 부려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겨울 밤, 하늘엔 별이 총총 떠 있고, 코끝을 스치는 신선한 공기는 청량하게 시원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아름다운 불꽃을 바라봐요.


이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요?



지금이면 충분합니다.



늦가을에 씨앗을 심어둔 스토크(비단향꽃무)가 벌써 이만큼이나 자랐어요.

잘 자라준 것도 신기한데, 이제는 꽃망울도 맺혔어요.

곧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토크 꽃향기는 정말 유명하죠. 그 스토크 꽃의 향기를 얼마전 꽃집에서 맡아 보았는데, 정말 이 겨울 우리집에서도 그 향이 나게 될까요?


늦가을에 겨울을 고대하며 준비한 스토크 씨앗이, 정말 이 겨울을 설레고 두근대게 만들어 주고 있어요.


그 가을에 이 겨울을 상상하며 미리 준비하길 잘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 전원주택에서 두 번째 겨울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곳의 여러분은 어떤 겨울을 즐기고 계신가요?

어떤 모습의 겨울이건, 부디 마음만은 춥지 않으시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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