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_ 머리가 무거운 나뭇잎 손님이 숲 속 미용실의 애벌레 미용사를 찾아옵니다. 멋있고 화려한 양버즘나무 머리로 해달라는 말에 애벌레 미용사는 야금야금 나뭇잎을 갉아 대요. 그런데 완성 후 손님은 너무 뾰족하다며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네요. 그러자 애벌레 미용사는 덜 뾰족한 단풍나무 머리로 해준다고 해요. 그러나 또 손님은 헤어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요. 애벌레 미용사가 자꾸 갉아 대는 덕에, 점점 머리가 작아지는 나뭇잎 손님은 과연 원하는 머리 모양을 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마지막 결말까지 너무 깜찍하고 귀여운 그림책이었습니다. 다양한 나뭇잎 모양을 알아보기에도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2. 바다 100층짜리 집_ 이번에는 바다 깊은 곳으로 가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입니다. 책장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읽으며 바닷속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콩이가 잃어버린 머리카락과 옷, 악세사리를 찾으며 100층짜리 집에 사는 다양한 바다 생물들을 만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생물들과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다른 100층짜리 집 시리즈와 같이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읽는 책인 것 같아요.
* 배경지식과 연관지으며 그림책 읽기!
둘찌는 <바다 100층짜리 집>을 읽을 때면, 꼭 <TV생물도감의 신비한 바다 생물>이라는 책을 함께 들고 옵니다. 이 책은 둘찌가 언니와 함께 학교에서 본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사달라고 졸라서 구입을 한 책인데요. 매번 가고 싶은 곳을 물어보면 “아쿠아리움!”이라고 대답하는, 바다 생물들을 좋아하는 둘찌가 자주 읽는 책이랍니다.
<바다 100층짜리 집> 마지막 콩이가 바닷속 친구들과 함께 물 위로 올라가는 장면을 볼 때면, 둘찌는 그 페이지를 펴 놓은 채로 <TV생물도감의 신비한 바다 생물>책을 뒤적이기 시작해요. 그리고는 “엄마 이 물고기 이거지?” 하면서 두 책을 비교해서 저에게 보여주죠. 심해아귀나 산갈치, 흰동가리, 쏠베감펭 등을 찾아 <바다 100층짜리 집> 그림책에 나온 일러스트와 비교해서 보여주는데, 정말 제 눈에도 같은 물고기로 보이더라고요. 물고기에 많은 관심이 없는 엄마로서는 전혀 모르는 물고기들을 보여주는데, 둘찌가 두 책을 비교하며 열심히 찾은 두 물고기 모양들이 똑같아서 보여줄 때마다 신기해요. 그런 제 반응을 보고 둘찌는 더욱 신이 나서, 그림책 속 다른 바다 생물들을 도감에서 찾아보곤 하죠.
이렇게 아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한 배경지식과 그림책을 연결해 읽으면, 아이는 훨씬 더 흥미있게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배경지식이 많은 분야의 책은, 어휘가 조금 어렵거나 문장이 긴 것처럼 텍스트의 난이도가 조금 높더라도,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야구에 대한 규칙이 적힌 글을 읽는다고 가정을 해 볼게요. 야구를 전혀 모르는 어른과 야구에 대한 경험이 많고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가 그 글을 똑같이 읽는다면 어떨까요?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무조건 어른이라고 해서 그 글을 더 잘 이해할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평소에 관심이 있는 분야의 글은 흥미가 전혀 없는 주제의 글을 읽을 때에 비해 빨리 읽히고, 더 잘 이해가 된다는 것은 모든 분들이 경험을 해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배경지식이 읽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죠.
가끔 많은 부모님들께서 저에게 질문을 하시곤 합니다. “아이가 같은 그림책만 보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혹은 “다양한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하고 말이지요. 그럴 때 이 방법을 써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한 권을 읽은 뒤 비슷한 주제나 소재를 가진 다른 그림책을 또 읽어 보는 거예요. 같은 작가가 지은 다른 그림책들도 읽어보는 경험도 좋아요. 또, 한 권의 그림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이 등장한다면 새로운 책을 통해 찾아보는 일도 추천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는 이미 가진 배경지식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그만큼 그림책 읽기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