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간다아아!_ 물총새 멜은 어느 날 문득, 둥지를 벗어나 훨훨 날아보고 싶어 집니다. 언니와 오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날아보기로 마음을 먹은 멜은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나무에서 곧장 뛰어내렸어요. 떨어져서 물 속에서 물고기도 처음 잡아보고, 한 바퀴 돌아 다시 위로 솟구칩니다. 그런 멜을 주변에서 다들 대견해 하고, 멜도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데요.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그림책의 백미는 이런 주요 스토리 뿐만 아니라, 배경에 해당하는 작은 곤충들의 다른 이야기들, 그리고 책의 제본과 넘기는 방향이 아주 크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해 볼까요?
* 책장을 넘기는 뱡향이 다양한 책들의 재미!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인 <간다아아!>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책을 넘기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요. 책등을 위로 돌려 놓고, 아래에서 위로 넘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덕분에 멜이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려 아래로 떨어지는 기분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죠.
그리고 ‘텀벙!’하고 물 속으로 들어간 멜. 물 속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책을 읽는 방향이 바뀝니다. 친절하게 안내된 설명에 따라 책을 조금씩 돌려 읽다 보면, 어느새 그림책을 한 바퀴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제 아까와는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책장을 넘기면서 읽게 되죠. 이제부터 멜이 다시 나무로 날아오릅니다. 책장을 넘기는 방향이 바뀌어서, 날아오르는 느낌을 훨씬 잘 전달해줘요.
하나의 그림책에서 이렇게 읽는 방향을 여러 번 바꾸는 책을 처음 경험해 보았는데, 이 덕에 둘찌도 저도 멜의 기분과 상황을 담뿍 느끼며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답니다.
책은 보통 오른쪽 책장을 잡고 왼쪽으로 넘기면서 읽게 되죠. 어른들이 읽는 보통의 책에서는 이렇게 넘기는 방향을 변형한 책은 없는데, 그림책 세계에서는 이 방향을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 참 특별합니다.
소개해드린 <간다아아!>외에도 <100층짜리 집>시리즈나 <뚜껑 뚜껑 열어라>, <오늘의 간식>, <투둑 떨어진다>도 넘기는 방향이 다른 책이랍니다. 이야기나 상황의 느낌을 더욱 살리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담긴 책이지요.
아이들에게 이렇게 책장을 넘기는 방향이 일반적인 책과는 다른 그림책들을 소개해 보세요. 책의 개념을 형성하고 있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다른 책과의 재미있는 비교가 되면서, 그림책만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