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24일 금요일
추석이다. 비가 온다. 집이 새 곤란한다. **(언니), **(동생) 11시경 휴게서 일 가다. **(막내)이 같이 있다. 큰처남 내외 왔다. 포도, 식용유, 선물 갖고 왔다. 열무, 부추, 뜯어 가다. 저녁 고기 구워 먹다. TV 보다 일찍 자다. 순(엄마) 와 깨다. **(나) 8시 차로 개량 한복 두 내외 것 사 오다. 야간이라 자다 6시 50분 차로 가다.
집이 어려웠다.
뭐 항상 어려웠지만 어려운 와중에 더 어려웠던 시기였다. 아빠의 일기를 보면 공공근로를 다녀왔다는 내용이 자주 적혀 있다.
일하는 건 일상이었다. 우리는 중학교 때부터 알바를 다녔는데 집 근처 휴게소로 알바를 시간이 되면 수시로 다녔고 방학에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았다.
언니는 취업을 후에도 주말이나 명절에 휴게소 알바를 다녔었다.
명절이면 일을 다니니까 친척들은 만날 수 없었다.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그게 더 편하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이 싫었는데 우산도 부족하고 천장에 빗물까지 샜다.
천장 아래로 온갖 집기들을 꺼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받았다.
어릴 때에는 그 빗방울 소리가 좋았는데 점점 그 소리가 싫더라.
가난을 명확하게 느끼게 해주는 소리로 느껴졌었다.
내가 일한 돈으로 부모님 개량 한복을 사드렸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 옷을 굉장히 오래 입으셨다.
나중에는 색이 바래고 낡아 버렸던 기억이 난다.
변변한 외출복이 없던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 망설이지도 않고 샀다.
개량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 속 부모님은 지금에 비해 굉장히 젊었지만, 고된 삶이 그대로 느껴졌다.
다들 고생했다, 다들 힘들었다.
잘 버티어 주어서 고맙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