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7월의 기록

by 윤자매


92년 7월 아빠의 일기 시작 전, 첫 장에 기록된 내용(이 일기는 92년 7월부터 94년 4월 30일까지 기록되었음을 메모해 둔 아빠, 나름의 표식)

인생의 처세술


어떻게 살 것인가.

지나간 과거를 너무 들추어내서 후회하고 고민하고 염려하지 말 것.

고민은 우리를 더 무력하고 비참자로 만든다.

좀처럼 성내지 말라고 성내면 실수하고 후회하는 일을 저지른다.

성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참고 오히려 여유를 갖는다.

최선을 다해서 혼자 살아간다(응?).


지도자는 평범한 사람 아니다. 상황 평가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돋우어 주는 능력 있어야 함.


일기장 사이에 발견된 칼럼 전문이다. 신문을 잘라낸 흔적이 보인다.

아빠는 도구를 사용하실 줄 몰랐다.

좋은 글귀나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저렇게 손으로 잘라내었다.

풀 대신 밥풀을 붙이기도 했다. 지저분하게 잘 붙지도 않고, 표면이 밥풀로 항상 울어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누군가 두고 간 신문을 꼭 챙겨 읽었다. 차 안에서 신문을 읽는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커다란 신문은 내가 멀미를 심하게 할 때, 구토 받침대로 쓰이기도 했다.


아빠는 저 칼럼을 읽고 일기에 나름의 소감문을 작성한 것 같다.

그리고 자유롭게 쓰고 싶은 내용을 두서없이 적어 내려가는 것이 아빠 메모의 특징이다.

항상 대장을 하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을 아주 오랜 시간 우리에게 내비치셨다.


언젠가 아빠에게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다고 물은 적이 있다.

아빠 일기를 보니 알겠어요, 아빠는 작가는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