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직동 찬샘마을에서 열린 식목일 행사 참가 -
미용장 대전 지회는 봉사 활동 영역 확장의 일환으로 4월 2일 금강유원지 쓰레기 줍기에 이어 4월 5일은 대전시에서 주최하는 78회 나무 심기 행사에도 참가했다. 비가 내려 불편했지만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라 반가웠고 특히 나무가 잘 자랄 것 같아 흐뭇했다.
- 이현주 봉사위원 촬영 -
기업 단체란에 한국미용기능장협회가 자리 잡고 있다. 어깨가 으쓱할 정도로 자랑스러웠다. 부지런한 황주연 회장이 발 빠르게 접수한 덕에 우리는 제일 가까운 1 구역에서 나무를 심을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조금 멀고 가까운 것이 별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비 오는 4월 5은 사정이 아주 달랐다. 논을 평평하게 골라 놓은 곳이라 진찰흙이 신발에 달라붙어 무겁고 미끄러워 걷기가 아주 곤란했기 때문이었다.
- 크기가 어마어마한 메타세쿼이아. 이은희 중앙회 재무위원 촬영 -
묘목을 심는다는 안내 문자를 보면서 떠올린 것은 회초리만 한 나무였는데 너무 커서 놀랐고 큰 만큼 다루기도 벅찼다. 나뿐 아니라 다들 난생처음 삽질을 했다. 진찰흙이 우리 삽질 실력을 잔뜩 얕봐서 그런지 쉽게 파지지 않았다. 게다가 질긴 풀뿌리와 굵직한 나무뿌리까지 얽혀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비 오듯 하고 현기증이 났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던가. 대한민국 미용장이다. 두셋이 힘을 합쳐 돌을 골라내며 악착같이 팠다. 나무를 구덩이에 굴려 넣어 똑바로 세운 다음 흙을 채우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꼭꼭 밟으며 말했다.
“무럭무럭 잘 자라렴.”
둘이 여섯 그루를 심었다. 나무 심기는 아주 만족감이 컸으며 무엇보다 희망차서 좋았다.
이 한 컷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이혜정 봉사위원은 현수막을 접어 배에 품고 나무를 심었다.
56. 흥청망청
네덜란드 꽃시장에서
4월 22일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딸네 집에 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구시가지까지 와서 뜬금없이 흥청망청 어원을 거론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오늘 4월 27일은 킹스데이라 공휴일이라고 했다. 낮에 딸 내외와 축제 거리를 산책하는데 흥취로 고조된 분위기를 보며 사위가 흥청망청의 어원을 이야기했다. 까맣게 모르고 있던 말이었기에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기록한다.
흥청망청의 사전적 의미.
1. 흥에 겨워 마음대로 즐기는 모양.
2. 돈이나 물건 따위를 마구 쓰는 모양.
흥청망청의 어원
흥청이 망청이 되었다는 뜻으로 조선의 연산군이 여색을 탐한 일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興 : 일어날 흥淸 : 맑을 청亡 : 없을 망 淸 : 맑을 청
흥청망청의 역사적 유래
조선 제10대 왕인 연산군(1476-1506)이 여색에 빠져 ‘꽃을 따는 사신’이라는 이름의 채홍사(採紅使)를 전국 각 고을에 파견했다. 선발된 여인들은 궁중에서 연회를 베풀 때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부르는 여악(女樂)으로 삼았으며 흥청악(興淸樂)이라고 하였다. 그중에서 다시 뽑아 궁으로 들어온 이들을 흥청이라고 불렀다.
57. 삼포
-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영상 -
네덜란드 여행을 마치고 어제 돌아왔다.
반짝이리라 기대했던 따스한 나의 집은 작고 아무렇지 않은 것보다 조금 어둑하고 초라했다.
하지만 모든 짐 내팽개치고 큰 대자로 누우니 아늑하기 이를 데 없다.
미용장 총회가 있어 나머지 여행기는 한참 뒤에나 쓰게 될 것 같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삼포는 2016년 문집 ‘이문’에 실렸던 작품으로
저지난달 시민대 소설 반 문우 ‘책사람’이 오디오
북으로 제작했다.
심심하거나 차로 이동 중이거나 잠 안 올 때 들으면 아주 좋다.
58. 2023년 5월 30일
- 사단법인 미용장협회 박주화 이사장이 선출되고 처음 열린 총회와 신입생 환영식 -
박주화 이사장은 공약했던 대로 서울에 있던 미용장 협회 사무실을 대전으로 이전했다. 대전역 앞이라 접근이 쉽고 서울보다 임대료가 저렴했다. 부산, 대구, 경남, 경북, 전북, 전남 지회는 환영하고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지역은 반대의사를 표명했었지만 일단 육지에 살면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항공편을 이용해 참석하는 제주 지회도 있으니까. 대전은 국토의 중심이다. 정부 기관도 지방 이전을 추진하여 균형 잡힌 국토 발전을 꾀하고 있으니 미용장 협회도 그 추세를 따라야 마땅한 것이다.
- 총회까지 시간이 촉박합니다.
임원진은 5월 24일 수요일 오후 7시까지 연습 장소로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
5월 23일 인천 공항에 도착해 와이파이 연결 후 확인한 첫 내용이다. 내일? 내일은 진짜 힘든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온종일 쉬는 시간 없이 미용실에 근무하거나 대학에서 강의하고 저녁도 먹지 않고 모이는 것이다.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힘들 수 있다. 지레 꾀부리지 말고 정 피곤하면 그냥 앉아있더라도 일단 가기로 했다.
대전 지회 서 미용장이 획기적인 고고 장구를 들고 등장했다. 고고 장구는 전통 타악기인 장구를 개량하여 흥겹고 신명 나는 타법으로 트로트를 비롯한 모든 장르를 소화한다. 엄 홍보위원과 서 미용장이 의견을 모아 일사천리로 음악, 안무, 안무 시간, 자리 배치, 의상, 소품, 헤어스타일이 결정되었다.
두둥! 장구 소리가 심금을 울렸다.
단 한 번의 장구 소리만으로도 대상을 탈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대상 상금은 50만 원이다.
전 교수가 말했다. "총회날 2시까지 학교에 도착해 특별회의에 참석해야 해서 연습은 같이 하지만 무대에 못 오를 수도 있어요" 장기 자랑은 오후 1시에 시작한다. 대전이 첫 번째로 무대에 서야만 했다. 마침 연습 응원차 간식을 챙겨 온 운영위원장한테 순서를 부탁했다. 흔쾌히 수락했다.
2023년 5월 30일 오전 10시 유성 컨벤션 웨딩홀에서 한국미용장 총회가 열렸다.
- 봉사정신이 투철한 대전 지회 회원 11명 오전 8시에 모여 행사 준비를 끝냈다 -
행사 내용은 신입회원 환영회와 화합 한마당 잔치였다. 식순표를 보며 전교수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건강식품 홍보 후에 장기자랑 시작하니까 나는 아무래도 그냥 가야겠다고. 함께 연습했던 임원진이 그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점심 식사로 흐트러진 대열을 수습하고 홍보까지 하면 족히 30~40분은 소요될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한창 회의가 진행 중이었지만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기에 가만히 단상 옆으로 나가 운영위원장한테 홍보행사를 장기자랑 뒤로 미뤄달라고 했다. 운영위원장은 프로그램은 함부로 바꿀 수 없고 진행을 서둘러 보겠다고 했다.
일, 난임치료, 임신, 육아와 공부를 오래 병행하여 합격의 영광을 안은 신입회원의 눈물 어린 소감을 들었다. 나 역시 밤낮을 가리지 않은 연습도 연습이지만 일 년에 두 번씩 시험날 새벽 운전으로 서울 공덕동에 도착했다. 마네킹 네 개에 홀더 네 개를 포함한 준비물 가방 두 개가 무거워 산업인력관리공단 3층까지 질질 끌다시피 계단을 올라가던 지난날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1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그중에 특히 나는 전교수가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그냥 가게 될까 봐 마음을 졸였다. 전교수 어머니는 전북지회 소속으로 모녀가 미용장이었다. 딸은 대전에 있고 어머니는 전주에 있다. 어머니한테 딸은 언제나 옆에 두고 싶은 요정보다 예쁜 존재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전교수 어머니한테 딸이 무대에 선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5분이 지나고 15분이 지나도 장내는 여전히 소란스럽고 행사는 자꾸 지연되었다. 마른침을 삼키고 있는데 홍보 대신 장기 자랑 첫 번째 팀 대전을 호명했다. 우리는 환호하며 무대로 뛰어 올라갔다. 준비기간은 짧았으나 서로 간식과 음료를 챙겨 와 나누며 보낸 연습 시간은 어떤 공부보다 깊이 있고 보석처럼 귀했다. 그 화합의 감정은 다른 지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미용장들이다. 특색 있게 준비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팀들이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기가 죽었다.
장기 자랑이 모두 끝나고 심사위원을 발표했다. 잘 듣지 못했지만 공정한 심사를 위해 역대 회장님들이 맡았을 것이다. 동상 세 팀을 발표했다. 대전은 없었다. 대상을 탈 것 같았던 우리는 장구에 마이크를 달지 않아 소리가 작았고 편집한 음악 파일 전달 오류로 동상도 못 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은상인가? 새롭게 가슴이 설렜다. 두 팀의 은상이 발표되었다. 대전지회는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름 괜찮지 않았나? 아니지. 장구소리로 장내를 제압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고 공연은 끝났는데 음악이 계속돼 엇박자까지 놓았잖아? 에휴, 그래. 내년 총회 때는 날밤을 새우더라도 완벽하게 준비하자. 길게 한숨을 쉬며 마음을 비웠다.
은상 마지막 팀 대전!
- 박주화 이사장과 장구채를 잡은 서 미용장과 함께 -
행운권 추첨을 마지막으로 폐회가 선언되었다. 대전 팀은 신입회원 세 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식당에서 가까운 유성 족욕장으로 갔다. 바람은 계절의 여왕 5월 앞에 무릎을 꿇었고 발은 갓 지은 쌀밥 속에 잠긴 것처럼 따끈따끈했다. 나란히 나란히 길게 마주 앉아 흐뭇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지회장이 사 온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다.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온종일 먹었던 푸짐한 간식, 과일, 음료를 사비로 마련한 지회장.
전 회원이 빠짐없이 골고루 먹을 수 있게 챙기고 나눠주는 총무.
나, 미용장 안 됐으면 어쩔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