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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훈 Feb 22. 2022

문과 선생님이 느끼는 요즘 문과의 현실2

요즘 고등학생들의 선택과목 이야기2

지난번에는 학교 현장에서 느꼈던 문과의 현실에 대해서 글을 적었다. 이번에는 이런 현실 속에서 문과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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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는 정말 답이 없는 것일까? 앞으로도 문과는 이렇게 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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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가 이토록 학생들과 사람들 속에서 '비선호' 가 된 것은 구조적으로 문과의 취업 현실과 관련이 있다. 아래 기사를 보자.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1/09/06/FRYIYICWOBCA7NAXTNHBSLGMZA/



해당 기사 내용을 보면 문과의 취업 현실은 정말 냉혹하다. 같은 레벨의 대학 내에서도 문과냐 이과냐에 따라서 취업률은 극명하게 갈린다. 어느 서울 명문 대학교의 자보에는 문과의 현실에 대해 이런 현수막도 붙었다고 한다.

     




       -들어올 때는 1등급, 졸업할 때는 9급-




이 말이 무슨말인가 하니 대학교 입학할 때는 평균 1등급으로 들어왔는데 기업에서는 채용을 안 해주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현실적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 밖에 없다는 뜻이다.


대학 4년 내내 뼈 빠지게 공부해서 그나마 공무원 9급에 합격한 것(물론 요즘은 공무원 시험도 하늘의 별따기지만.)이 지금 문과의 현실이라는 뜻이다.


 특히 IT 제조업 등 수출 위주의 기술집약적 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이과생 우대, 문과생 찬밥의 현실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더욱 심한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다. 갈수록 기계의 업그레이드 속도는 빨라 지고 있어서 최신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도 2,3 년만 지나면 구 제품으로 취급받으며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이런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는 무엇보다 컴퓨터나 기계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된다.




컴퓨터나 기계 활용 능력?



그렇다. 이제는 문과 학생들도 과학 특히 기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를 배우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이것만이 문과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생각 한다.   

 



동영상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 기업에서는 "역사" 만 잘 아는 역사 전공자 A 인재는 필요가 없다. 아무리 A가 박학다식하고, 역사적 상식이 풍부하고, 이야기 썰을 잘 풀어 나간다 할지라도, 동영상을 제작할 줄 아는 컴퓨터 활용 능력이 없으면 딱히 그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떨까? B 는 A 만큼이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고 재미난 이야기도 잘 알고 있다. 한편B는 IT, 기술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학 시절 각종 컴퓨터 자격증도 몇개 따놓았다. 동영상 편집 능력도 우수한 편이다. 또한 최신 트랜드나 지속적인 동영상 업데이트 기술에도 항상 관심을 두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B는 자신의 전공인 역사를 재밌는 동영상 제작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재로서 충분히 채용할 만하다.


                                                                                                                                              






 과학 기술이 갈수록  발전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그건 그만큼 인간 생활이 기계의 도움으로 이전보다 더 편리해 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또다른 말로는 그만큼 인간과 기계의 접촉이 더 밀접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몇 십년 아니 몇 년 후면 가사노동, 육아, 자녀 교육, 심지어 아이들과 놀아주기까지도 모두 기계가 대체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사람과 사람들 간의 유대관계는 어떻게 될까?



 우선 그동안 젊은 맞벌이 부부에 대해 가사일이나 육아를 도와주었던 조부모의 역할은 크게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이는 그런데 한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부모와 자녀간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육아와 자녀교육, 놀이마저 기계가 담당함으로서, 가정에서 부모는 부모 일만하고 자녀는 기계랑 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부모와 자녀의 유대 관계마저 악화될 것이다.




 친구간의 관계는 어떻고? 그렇지 않아도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만 주었다 하면 시끄럽던 아이들의 대화가 끊겨 버린다. 아이들은 저마다 스마트폰과 소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옆에 친구가 있어도 친구 얼굴을 쳐다 보거나 친구랑 크게 대화할 일도 없어지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시대가 심해진다면 사람들은 점점 주변과 교류를 끊게 되고 갈수록 인간 소외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점점 기계에 의존하는 상황이 가속화될수록 말이다. 나는 이런 현실이 역설적으로 다시 한번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의 학문을 재조명시켜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바로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이 아무리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진다 해도 본질적으로 기계의 주인은 사람이다. 그리고 기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모두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기계가 점점 사람을 넘어서려고 할수록 사람들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 학문적으로 파고 드는 것은 IT, 과학 기술이 결코 해결해줄 수 없다. 이런 철학적 질문에 대해서는 인문학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우리는 과거 사람들의 발자취와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주관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우리는 과학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맺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수많은 사람들 간의 관계 맺기를 잘하고 사회에 큰 혼란없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또 사람들간의 이해관계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역사, 사회문화, 윤리, 경제, 정치와 법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식을 쌓고 공부를 해 나가야만 한다.



 아무리 인문계가 위기라 해도 우리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포기할 수 없다. 그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사람들은 사회에 적응하고 자신을 탐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다.




 최근 이공계 학생들의 인문학 배우기 열풍이 대단 하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공계 기술능력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을 최고의 인재로 생각하고 있나보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21836731



역설적으로 그렇다면 이제 문과 학생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과학, 기술을 배우는건 어떨까?


 이과 학생들에 비해 폭넓은 인문학과 사회과학 지식이라는 무기를 갖춘 문과 학생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컴퓨터 기술 능력도 갖춘다면 앞으로 문과학생들도 충분히 이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시대가 바뀌면 그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도 안 쳐다보고 언제까지 문과 현실이 안좋다고 한탄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문과학생도 예외없이 꾸준히 정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정답이 자기 것이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문과학생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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