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없는 요리, 오늘의 몸〉

— 희곡처럼, 요리처럼 —

등장인물

나 (40대 중반, 계획이 많은 몸)

숨 (자주 먼저 도망친다)

근육 (항상 나중에 반응한다)



장면 1. 운동화 앞

나:
오늘은 얼마나 해야 하지?

몸:
오늘은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느냐만 생각해.


장면 2. 슬로우 조깅 40분

(빠르지 않다.
젊을 때의 나를 추월하지 않는다.)

나:
왜 이렇게 천천히 가?

몸:
혈관은 설득해야지, 강요하면 떠나.

(3.5km.
숫자는 적지만 숨은 정직하다.)


장면 3. 7대 프리웨이트

(무게를 든다.
욕심은 내려놓는다.)

나:
이걸로 뭐가 달라질까?

몸:
내일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


장면 4. 조리 완료

이 요리는
근육을 키우기 위한 레시피가 아니다.
젊어 보이기 위한 플레이팅도 아니다.

이건

-고지혈증을 안고도

-당뇨를 관리하며

-탈모와 불안을 같이 들고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자기 계획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몸을 손질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제
운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몸을 관리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

빵을 굽고,
글을 쓰고,
무대와 일상을 오가려면
몸은 소모품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하니까.

오늘의 요리는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내일도 이어질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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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몸
#운동을서사로

#계획을실행하는몸
#예술가의일상
#회복의기술

#이창대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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