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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르네스토 Dec 05. 2020

언택트 시대에 축구를 즐기는 방법

스페인 레스토랑의 라디오 방송

2020년 코로나라는 신종 전염병이 세계를 강타한 이후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이런 갑작스런 변화는 직접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도 시련일 뿐 아니라 스포츠 시장에 타격을 준다.


스포츠를 즐기는 여러 형태 중 최근 더 각광을 받는 방법이 언택트(비대면) 관람이다. 유튜브, TV, 인터넷방송,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포츠는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되어간다.


코로나 이전에 없던 매체,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유독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 10여년 전 유럽의 축구 현장을 뛰어다니다가 경험하게 된 작은 에피소드가 어쩌면 언택트 시대의 스포츠를 예견하는 게 아니었을까 한다. 


어느 2월 토요일에 스페인 북부, San Sebastian (산세바스띠안) 레알 소시에다드 주 경기장인 아노에따 경기장에서 레알마드리드-레알 소시에다드 경기를 관람했다. 이후 빅토리아, 빌바오를 거쳐 오후 2시, 스페인의 Santander (산딴데르)의 해변가 식당에서 산딴데르 시립축구학교장, 라우레아노 루이스 씨와 그의 친구들(산딴데르 라디오 아나운서, 스페인 전대표선수, 사설축구클럽단장, 축구팬)을 만났다. 

라우레아노 루이스 전FC바르셀로나 감독, 아나운서


원래 루이스 씨와 단둘이 만나는 줄 알았는데, 이미 약속된 일정으로 인해서 많은 분들과 함께 자리를 해야했다. 간단한 인사를 뒤로하고 점심식사하면서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고, 바로 레스토랑 내 마련된 귀빈석 홀로 이동하였다.


그 곳은 마이크를 설치하고 임시 라디오 중계를 하는 자리였다.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라디오 중계는 주로 이전에 있었던 라싱 산딴데르 - 바르셀로나 경기(결과 0-2)를 분석하고, 기타 프리메라리가 경기의 주요 뉴스와 테마를 다루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30여 분 후에는 방금 바르셀로나에서 도착한 기자가 토론자로 참가하여, 당시 누 캄푸 경기장에서의 생생한 현장소식을 전해주었다.


스포츠기자 및 아나운서

정말이지 당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아니 본 적 없는 상황이라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잠시 후에는 적응되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그들의 애틋한 마음을 실감하는 자리가 되었다.


후에 루이스 씨가 이 방송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월요일에는 경기 후 분석 및 칭찬과 비판이 이루어지고, 금요일에는 주로 상대팀과의 승부를 위한 분석을 테마로 방송한다고 한다. 물론, 초청 토론자는 수시로 변경되기도 한다.


한국의 어느 라디오방송도 축구 관련 전문 소식을 다루지 않는다. 축구는 스포츠 소식의 일부로 다루어질 뿐이다.

한국의 스포츠 중계 문화는 아직 보수적이다. 좀 더 다변화되고 전문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체면을 중시하는 스포츠계 전문가, 유명인들도 동참하여, 언택드 스포츠 환경 역시 프로페셔널한 환경이 되길 기대한다. 각 지역 연고 매체, 라디오+영상, 실시간 중계, 정시간 중계, 수시 분석(이전, 현재, 향후 분석), 전문가 솔선수범 참가 등 활용할 방안은 많다. 


스포츠계에서도 전문성이 있으면서 365일 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와 함께 생생한 체험이 넘치는 현장도 접할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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