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5: 해외기업과 지방의 역전
경상남도 성산시, 인구 5만의 해안도시.
성산시 외곽에 위치한 폐산업단지에 드디어 첫 번째 해외기업 공장이 들어섰다.
바로 EASTECH 전자 부품 2공장.
이 기업은 리 차오위안 CEO의 결정으로 한국 지방 최초의 투자 거점으로 이곳을 선택했다.
개소식엔 붉은 리본과 플래카드, 외신 기자들, 청년 지원자들과 지역 인사들이 몰려 들었다.
성산시장은 마이크를 잡고 선언했다.
“이곳에서만 최소 25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성산시는 이제, 인구소멸 도시에서 일자리 도시로 탈바꿈합니다!”
관중 속 한 시민이 작게 중얼거렸다.
“근데… 여기서 살 사람은 누가 있어요?”
입사 첫날 – 기대와 괴리
이주한 청년 근로자 이도현(28)은 짐을 싣고 성산시에 도착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기숙사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임시 숙소
출근 셔틀은 없고 자전거로 40분
근처엔 병원도, 카페도, 마트도 없었다
그는 회사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공장은 있지만 도시가 없다… 나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루 이틀이 지나자 50명 정규직 전환 예정자 중 14명이 이탈했다.
일자리는 남았지만, 삶의 기반은 없었다.
지역의 반응
성산시청엔 항의 민원이 쏟아졌다.
“이게 사람 살라고 만든 도시예요?”
“왜 청년들 왔다가 2주 만에 짐 싸고 가는 거죠?”
“공장이 아니라 삶터를 만들어 주세요.”
지방 언론은 제목을 뽑았다.
“청년 유치 실패, 지방이 놓친 건 일자리 아닌 ‘삶자리’였다”
정책의의 긴급 간담회
청와대 브리핑룸, 긴급 간담회.
정책의 실장은 성산시장, EASTECH 한국지사장, 국토부, 청년단체 대표를 불렀다.
“우리는 일자리를 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살 자리’를 요구한 겁니다.”
청년대표가 말했다.
“일하러 온 게 아닙니다. 살아보려고 온 겁니다.
이주비와 기숙사만으론 안 됩니다. 병원, 문화, 동네가 필요합니다.”
EASTECH 지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업은 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이 그들을 안을 준비가 안 됐더군요.”
정책의는 메모장에 써내려갔다.
‘정주 환경 – 제로 = 유치 실패’
대통령과의 통화
그날 밤, 이나라 대통령은 정책의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고 들었어. 우리가 뭘 놓친 걸까?”
정책의는 침묵하다가 말했다.
“일자리는 정책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삶터는… 그건 공동체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필요한 건?”
“기업 유치보다 먼저, 정주 생태계 설계입니다.
삶을 짓는 사람들을 불러야 합니다.”
정주 생태계 TF 구성
며칠 후, 청와대는 다음 발표를 예고했다.
「지방 정주 생태계 조성 특별팀」 출범
– 건축가, 사회적 기업가, 복지 전문가, 청년 커뮤니티 리더 참여
– 정주 4요소: 주거, 건강, 문화, 교육
– 기업 유치 도시 5곳에 시범 적용
정책의는 TF 첫 회의에서 조용히 말했다.
“지금은 도시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이유를 설계하는 시간입니다.”
성산의 밤
늦은 밤, 컨테이너 기숙사 앞.
청년 이도현은 택배 상자를 들고 외로이 서 있었다.
그러다 놀랐다. 옆동 청년 둘이 자발적으로 작은 텃밭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허름한 라면 박스를 쌓고, 작은 화분을 놓고, ‘우리 마을 가꾸기’라는 손글씨 팻말.
이도현이 물었다.
“이거 왜 하는 거예요?”
한 청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안 만들면, 여긴 도시가 아니라 그냥 공장지대야.”
그 순간, 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장이 아닌 도시를, 일자리가 아닌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