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몰, 청년창업, 청년주택, 스타트업‘ 등 '청년'의 이름으로 수많은 공공지원 사업들이 탄생하고 진행 중이다. 특히, 청년창업 관련 사업들은 경험은 부족하지만 젊고 패기 있는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공간과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학에서도 창업동아리 중심으로 작게는 몇백, 많게는 몇천만 원에 이르는 창업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청년에게 다양한 공공지원들이 과거보다 많아진 까닭은 무엇일까?
청년(세대)이 국가의 미래인 것은 당연한데 그들의 삶이 녹녹지 않다는 것에 공동의 동의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 확보가 어려워졌고 집값은 터무니없이 높아졌고 기회는 균등/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젊어서 창업하여 성공한 미국과 중국의 스타급 CEO들의 신화적 이야기를 참조하여, 신선하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고 열정과 패기 있는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장하는 것이 기회와 희망을 주는 것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도시재생사업에서도 청년 관련 사업이 포함되지 않은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공개적으로 청년들은 낙후된 지역에 희망이 되어 당연한 지원대상이 되었다.
이 사업도 대부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다양한 청년들이 등장/참여하게 된다. 정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 열정, 역량을 가지고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진짜' 청년도 있다. '진짜' 청년들은 쉽게 돈을 써서 만들어 주는 것, 소위 누군가에게 맡겨서 쉽게 실행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경쟁력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한 욕구가 많으며 혼자 못 할 경우 함께 품앗이를 통해 하는 것을 즐긴다. 또한 정말 하고자 하는 것들에 푹 빠져 좋아하는 '덕후'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험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의지를 보여주되 땀 흘리는 ‘실행’에 절대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나도 한번 해볼까’의 모호한 태도를 가진 '한가한' 청년들, 지원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에 참여한 '혼탁한' 청년들, 명함이 중요한 '완장' 청년들 등 소위 '가짜' 청년들도 도시재생 판에 들어오기도 한다. '가짜' 청년의 특징은 무엇인가를 '몸'으로 하는 것을 싫어하고 항상 의지하여 의탁하고, 정치질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행태를 보인다. 자신의 한 이야기보다 남이 한 이야기를 자기 것으로 여기며, 내 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그들은 '무늬'만 청년으로서 도시재생사업에 절대 도움이 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저 또 다른 지역의 토착 '예비' 세력일 뿐이다.
어떻게 '가짜' 청년들을 걸러내고 '진짜' 청년들을 발굴하여 참여 기회를 넓혀 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에서 부터 '청년' 사업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