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ss Jul 31. 2021

전체 '사업비'를 강조하지 말자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은 선정 후 국비와 시비가 매칭 되어 특정 지역에 투입된다. 2015년 전후에는 각각 반씩 부담하던 것에서 뉴딜사업은 6:4로 정착되고, 여러 기금들을 차용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략, 일반주거지 재생사업은 100억이며, 근린재생형과 중심시가지형에서 200억, 그리고 경제 기반형에는 500억 정도로 투여되어 사업이 진행되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몇 백억’이라는 돈은 그동안 받아왔던 사업들에 비해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매우 크게 다가오는 동시에 다른 지역 시의원 등과 같은 대표들에게는 배타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즉, 단순히 생각해서 특정지역에 지자체 예산의 절반을 투입하는 것으로도 회자된다. 물론 이것이 4년 또는 5년에 걸쳐 투입되지만 지역의 여기저기 아주 쉽게 전달되는 소문은 전체 몇 백억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들만 강조된다


우선,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도시재생사업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민감해하는 부분이 주차장, 센터, 공원, 보행로 등 시설개선의 위치일 것이다. 사업의 대상지 주민은 그렇게도 거버넌스에서 강조되는 하나의 이상적 그룹이 아닌 사는 곳과 하는 일 등에 따라 욕망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해관계 집단으로 나누어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엇갈려 서로 반목하기도 하는데, 이때 주민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은 ‘반반’ 또는 ‘동등’하게 나누자는 이야기이다. 이런 생각 이면에는 '몇 백억'이라는 고정된 정량의 돈이 당연히 자기들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 동네가 '몇 백억'의 예산을 받았다는 인식은 언론과 지자체에서 자극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자체 성과를 홍보기사로 다루는 지역신문에 '몇 백억 사업비 유치'가 강조된 기사들이 뿌려지면서 주민들에게 '거대한 돈의 유치'와 '우리의 사용할 권리'라는 인식이 고착된다. 


전체 사업비만을 강조하며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은 시의회에서도 절대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  지역구 주민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타 지역 시의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반목이 생겨 예산집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지자체 장은 이렇게 시비 100억이 투입될 것 같았으면, 그 돈으로 다음 선거를 위해 근사한 문화시설이나 주차장 몇 개소를 나누어 뿌려주는 것이 낫겠다는 식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도시재생사업 내용은 중요하지 않게 되며 사업은 수시로 변경될 여지가 크고  돈은 소리 소문 없이 어디엔가 소모되어 없어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도시재생사업 전체 사업비 언급을 하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그렇게 강조될 필요가 절대 없다. 차라리 금기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크다. '몇 백억'이라는 말에 사심을 가진 사람과 조직들이 꼬이고 서로 목소리를 크게 내세워 다투는 현장의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물론, 사업을 유치한 것을 '자랑하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그들은 현장에 있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한 갈등들은 현장의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몫과 짐이 될 뿐이다.


'자랑하고 드러낼' 시기는 사업비가 올바르고 적절한 '사람', '것', '곳'에 투입되어 낙후된 지역에 희망을 주고 나아지고 있다는 '체감'이 된 이후여야 할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이전 01화 '사업'을 위한 '서류'를 믿지말자 | 도시재생 마인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