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잘 사는 삶에 대하여

사랑으로 남는 삶

by 마인풀 라이프

1. 평온한 이별


남편의 삼촌이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평온하게, 집에서 가족 곁에 누워서.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아내와 자식, 손자손녀와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작별을 준비했다.


장례식은 이스라엘에서 치러졌고, 우리는 영상으로만 참여할 수 있었다. 화면 속에서 가족들은 웃고 울며 삼촌을 기억했다. “그는 내게 이런 사람이었어.” 각자가 꺼내는 이야기 속에서, 그의 삶이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삼촌이 좋아하던 노래가 흘러나왔다. “I just want to say I love you.”
단순한 가사였지만, 그가 남긴 인생의 결론처럼 들렸다.


2.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삼촌을 단 한 번 만났을 뿐이다. 그러나 짧은 만남에서도 그의 따뜻한 눈빛과 유머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선명했다.


그 장례식은 내게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게 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족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가족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이다. 부모와 형제로 태어나, 기쁨과 갈등을 겪으며 서로를 빚어간다.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힘이 되고, 때로는 버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남는 것은 결국 그 관계에서 주고받은 사랑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보았다.


3. 잃어버린 끈끈함


사람들은 한국 사회가 가족 중심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끈끈함이 희미해진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나 역시 바쁘게 살아가며 부모와 자매와 예전처럼 부대끼지 못한다. 성인이 된 우리는 각자의 생각이 커졌고, 때로는 부딪히며 멀어졌다.


그래서 장례식에서 본 장면들이 더욱 부러웠다. 울며 서로를 끌어안는 형제들, 꽉 껴안아주는 부모와 자식들. 그것은 단순한 문화가 아니라, 삶의 본질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4. 죽음이 남긴 것


죽음이 우리에게 남기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인생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다름이 버겁고 이해가 어려워도, 가족이라면 받아들이고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안아줄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이미 잘 산 인생이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잘 산 인생은 큰 성공이나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고 사랑을 남기는 삶이다.


언젠가 내 삶의 마지막 날에도, 내 가족이 내 곁에 모여 함께 울고 웃으며 노래해준다면,
그것보다 더 잘 산 인생이 어디 있을까.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