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름다웠던것만은 아니다.

30대의 그림자, 40대의 다짐

by 마인풀 라이프

30대는 다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여행과 사랑, 성취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만큼 실패와 부서짐도 있었다.


관계의 실패


가장 크게 남은 건 친언니와의 관계다. 어릴 적부터 늘 함께였고, 장단점까지 다 받아주던 언니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가까이 지내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언니가 변했는지 내가 변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툭툭 던지는 말에 상처를 받고, 예전과 달리 미묘하게 달라진 분위기를 느꼈다. 결국 갈등이 터졌고, 그 뒤로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처음에는 나도 피곤했고 시간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몇 년이 훌쩍 흘러버렸다. 가끔 연락을 할까 하다가도 망설인다. 다시 상처받는 게 두렵고, 또다시 갈등이 생기는 게 싫어서. 언젠가는 연락하겠지, 언젠가는 풀리겠지 생각하지만, 아직도 용기를 내 문자를 보내지 못한다.


일의 실패


30대에 나는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했다. 늘 작은 사업을 꿈꿔왔고,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라 생각했다. 초반에는 미디어의 관심도 받고 모멘텀도 있었다. 그런데 일이 커지자 두려움이 생겼다. 오퍼레이션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찼고, 나는 점점 핑계를 찾기 시작했다. 이게 안 된다, 저게 문제다 하면서. 그렇게 모멘텀은 잃었고 사업은 멈춰버렸다.


돌이켜보면 후회된다. 왜 그때 더 악착같이 밀어붙이지 못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어디까지 와 있을까.


내 자신의 부서짐


30대는 내 안의 벽이 무너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 조용한 태도, 침묵의 미덕은 미국에서 통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나서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안다고 큰소리로 말하고, 적극적으로 내 얼굴을 드러내야 기회가 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커튼 뒤에 숨어 조종하고 싶어 했다. 그러다 배웠다.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편안함 따위는 내려놓고, 불편하더라도 물불 안 가려야 한다는 것을. 그런데 그 벽을 넘는 건 쉽지 않았다. 나는 자꾸 “안 돼, 할 수 없어”라고만 대답했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내 자신과 화해하기


돌아보면 30대 초중반은 나 자신을 배운 시간이었다.
부모님은 칭찬보다 채찍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스스로를 비판했고, 자존감이 부족했다. 작은 실수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악몽으로까지 이어졌다. 힘들 때 혼자 등을 토닥여줄 힘이 없었고, 어떻게 일어날지 몰라서 더 힘들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부인과 받아들임을 반복하다가, 서서히 나와의 평화를 찾았다. 완전하지는 않아도, 예전보다 단단해졌다.


40대의 다짐


40대는 대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며 잎사귀 소리를 내고, 잠시 휘더라도 다시 곧게 일어나는 사람. 위로 쑥쑥 자라고 옆으로 단단하게 퍼져가는 사람.

30대가 내게 실패와 부서짐을 가르쳐주었다면, 40대는 그 위에 다시 자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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