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금은 미친 생각
아이를 낳고, 잠 못 자고, 몸이 지쳐 있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엄마에게 하소연을 늘어놓자,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하나만 낳아. 둘은 생각도 하지 마.”
아이 셋을 키운 엄마의 무게 있는 충고였다.
그때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걱정 마, 둘째 생각 전혀 없어. 하나도 벅찬데 뭘.”
아이가 두 돌을 앞두고 이제 말도 알아듣고, 귀엽게 “네” 하고 대답할 때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아,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이 아이는 동생이 생기면 어떻게 반응할까?
같이 잘 놀아줄까?
동생을 챙겨주는 모습이 상상된다.
그러다 곧 머릿속에서 내 뺨을 찰싹 때린다.
“정신 차려, 너 어땠는지 기억 안 나니? 이제 곧 운다. 울어.”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남편에게도 말하곤 했다.
“한 명도 이렇게 힘든데, 두 명 우는 거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놀이터에서 형제들이 서로 쫓아다니며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린다.
둘째가 있는 부모들은 늘 같은 말을 한다.
“처음 몇 년만 힘들어요. 크면 자기들끼리 잘 놀아요.”
그 말이 귀에 솔깃해진다.
사실 나는 가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
아이의 울음이 듣기 싫었던 순간들, 정성스레 차린 밥을 엎었을 때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던 기억, 새벽에 아이 울음에 깨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니”라며 짜증을 내던 나.
이럴 땐 스스로 놀란다.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둘째야. 정신 나간 거 아냐?”
친한 친구가 예전에 둘째를 고민하며 조사를 해봤다고 했다.
둘째를 낳는다고 해서 행복지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둘째는 첫째를 위해 낳는 게 아니라, 부모가 원해서 가족을 넓히고 싶어 낳는 거라고 했다.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내 마음은 여전히 오락가락한다.
아직 마음은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자꾸만 그런 상상이 스친다. 아마도 지금은, 미친 생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