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찾아야 할 시간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나다.

by 마인풀 라이프

아이의 시간, 사라진 나의 시간


임신부터 육아까지 전념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다 보니, 어느새 내 존재감이 사라졌다.

이번 주말에도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간 사이, 나는 아이 간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도, 아이가 더 좋아할 만한 것, 더 건강한 것을 챙겨주고 싶어 내 시간을 포기했다.
“빨리 만들고 나도 내 일을 해야지” 했는데, 어느새 아이는 돌아왔고 하루는 또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4.0을 앞두고


다음 주면 내 나이 마흔. 숫자로는 4.0.
예전 생일이면 남편과 여행을 다니며 설레곤 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외식이 가장 편한 선택이 되었다. 남편은 “큰 생일이니 멋진 곳으로 가자”고 하지만, 나는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는 상상을 하다 결국 포기한다.

차라리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근처에서 마사지 받고 조용히 차를 마시는 게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


잊고 있던 나의 얼굴


문득 임신 전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떠올린다.
그때 나는 성공을 향해 달리던 사람이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생기고 난 후에는 정신이 흩어지는 순간이 많아졌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요즘은 명상이라도 하려고 눈을 감으면, 내 자신에게 집중되기보다는 아이 식단 리스트가 머릿속에 줄줄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다시 숨을 내쉬며 호흡으로 돌아오려 하면, 이번엔 주문하지 못한 장난감이 떠오른다. 내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도 자꾸 아이의 세계로 끌려가는 것,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아이를 여럿 두고도 눈부신 성취를 이뤄낸 엄마들을 보면 감탄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스스로 묻곤 한다.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쓰는 걸까, 아니면 나에겐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


다시 나를 불러내며


나는 다시 도전해보려 한다.
엄마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이기도 하다.
내 존재감을 다시 찾고 싶다. 더 나은, 더 성숙한 버전의 나로.


무엇을 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마흔의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걸어가 보려 한다.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나다.


keyword
이전 04화엄마 앞에서만 무너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