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몇 시간 전,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왔다.
섭섭했다.
정말, 예상치 못한 감정이었다.
며칠 전부터 나는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을 카운트다운 하고 있었다.
‘이제 나도 조금 쉴 수 있어.’
‘나만의 작은 방학이 시작된다.’
계획은 단순했다.
카페에 가서 마차라떼 하나 시키고,
랩탑도 없이, 그냥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사람들 구경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
그게 전부였다.
그걸 며칠 반복하다가
정신이 돌아오면 요가도 가고,
점점 나의 에너지를 회복해보자는 것이
이번 주의 목표였다.
어젯밤에도 아이는 세 번이나 깨서
나도 세 번을 들락날락했다.
‘아 진짜 이건 못 할 일이다...’
생각하면서도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려고 준비하는 순간,
너무 예뻐 보였다.
갑자기,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꼭 껴안고,
옆에 꼭 붙이고 싶은 작은 귀염둥이.
아이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나는 핸드폰을 꺼내
아이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였어?’
눈은 초롱초롱,
볼은 토실토실한 복숭아 같고,
사진 속 미소는 천사 같았다.
‘같이 있을 땐 왜 그렇게 힘들었지?’
‘내가 이상해진 걸까?’
어제 저녁,
"밥, 밥!" 해서 밥을 줬더니
조금 먹고는 집 곳곳을 돌아다니며
퉤퉤! 뱉어댔다.
그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화장실 문 닫고 숨을 돌려야 했다.
그 아이가
지금 이 집 안에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허전함으로 다가왔다.
할 일은 많은데
계속 손은 핸드폰으로 간다.
사진 하나라도 더 보려고.
확대해서 눈, 입, 손가락까지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중얼거린다.
‘너 이렇게 귀여운데...
엄마가 좀 맛이 갔었나 보다...’
아이라는 존재는 참 신기하다.
같이 있으면
말도 안 듣고,
소리 지르고,
자기 멋대로 굴고,
청개구리 같다가도...
없어지면
미치도록 보고 싶다.
남편과의 사랑과는 다르다.
남편은
‘애틋한 사랑’이라면,
아이는
‘퍼주고 싶은 사랑’이다.
언제라도
다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랑.
지켜주고 싶은 사랑.
아이가 없었으면
절대 몰랐을 감정이다.
그런 사랑을
경험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아이 덕분에
인생은 전보다 훨씬 더 바빠졌지만,
마음은 이상하게도 더 풍성해졌다.
...라고 쓰고 나서
문득 웃긴다.
“풍만은 무슨.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는데…”
아이 있는 삶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그리고
결핍은 실시간이다.
아이를 갖기 전엔
정말 간절했다.
어디를 가도
아이들만 눈에 들어왔고,
‘아이만 생기면 모든 게 다 행복할 것 같아.’
그렇게 생각했다.
그게 몇 년 전의 나였다.
그 후,
정말 많은 감정을 겪었다.
무수한 업 & 다운.
엄마가 된다는 건
내 한계를 매일매일 다시 시험해보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엄마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고,
시리고,
어쩌면 약 같다.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그 아픔을 낫게도 해준다.
아이란,
병도 주고,
약도 주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