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앞에서만 무너지는 나

아이 앞에서 무너지는 사랑

by 마인풀 라이프


오늘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었다. 들어가기 전부터 낌새를 알아차린 아이는 교실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겨우 유인해서 들어갔지만, 나가기 전 꼭 껴안아주고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려 하자, 아이는 미친 듯이 울음을 터트렸다. 요즘은 나와 떨어지는 걸 유난히 힘들어한다. 책을 읽을 때도 내 옆에 찰싹 붙어 있고, 늘 손을 잡으려 한다. ‘이 시기’라고 하지만, 막상 아이를 두고 나오려니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울지도 잘 않는다. 그래서 종종 무뚝뚝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아이 앞에서는 와장창 무너진다. 겉으론 강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마음속은 바람 불면 흔들리는 지푸라기 같다. 아이의 손길에 쉽게 흔들리고, 아이의 울음에 금세 무너진다.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다. 아무리 깊이 잠들어도 아이의 작은 소리만 나면 번쩍 눈을 뜬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흔들리는 내가 싫다. 너무 약해진 것 같아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집으로 돌아온 첫날 저녁. 식탁에 앉아 밥을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 호르몬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눈앞에 있는 너무나 작은 아이가 사랑스러우면서도, 그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현실이 갑자기 두려움으로 다가온 것이다.


나는 원래 내 감정을 통제하는 편이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좋아하지 않기. 사랑에 쉽게 빠지지 않기. 기대하지 않기. 그래야 실망하지 않을 테니까. 나 자신이 무언가에 깊이 빠져드는 게 두려워, 어느 선을 넘을 것 같으면 스스로 멈추라고 말한다. “그만, 멈춰.” 영원한 것은 없다고 내 자신에게 말하며 차갑게 선을 그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냉정하다고 본다.


하지만 아이는 통제가 되지 않았다. 아이 앞에서는 내 규칙이 무너졌다. 나는 울고 또 울었다. 너무 큰 감정 앞에서 도망칠 수 없었고, 꾸역꾸역 억누를 수도 없었다. 결국 나는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아이야, 엄마는 지금도 너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 평생 그러할 것이다.


내가 아무리 강해 보이려 애써도, 그리고 실제로 강해 보일지라도, 너 앞에서는 결국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람이겠지.


그게 아마, 엄마라는 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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