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더하기 주사

나의 난임 연대기 _ 아홉 번째 이야기

by 코랄코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루가 지났고,

또 금세 다음 날이 되었다.

남편이 퇴근하고 비슷한 시간에 주사를 놓았다.


전날 맞은 밴드를 떼었더니

주사 맞은 자국이 선명히 보였다.


아?


안보일 줄 알았다.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괜히 더 무서워졌다.


냉장고에서 주사기를 꺼내오고

약 양을 맞추고, 바늘을 끼우고, 뱃살을 소독하고

뱃살을 두 손가락으로 쥐고

혼자 높은 목소리 톤으로 "따끔해요.~"

약을 주우우욱 넣고, 바늘을 뽑고, 소독을 하고, 밴드를 붙이고

냉장고에 주사기를 넣고


그렇게 2번의 주사를 2일간 더 맞았다.


한결 수월했지만, 그래도 바늘이 뱃살에 닿는 순간까지는

숨 막히는 시간이 괜히 느리게만 흘러갔다.


4번 중 3번을 맞았고, 마지막 1번은 병원을 다녀와서 맞으라고 했다.

드디어 마지막 주사를 남겨두고,

병원을 방문하여 나의 난소를 초음파로 확인하고,

배란 준비가 잘 돼가고 있는지, 난포는 몇 개가 같이 크고 있는지 확인하러 병원을 갔다.


매번 그러하듯

질초음파를 먼저 받았다.

고개를 무리하게 돌려가면서 화면을 주시하니까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여요? 잘 자라고 있죠? 3개 정도씩 자라고 있네요~ 양쪽 다~ "


진료실로 넘어와서 설명을 추가로 더 해주셨다.

"보셨겠지만, 잘 자라고 있네요~ 약 5~6개 정도니까~"


....

"혹.. 5~6개가 다 수정될 수도 있나요?"


"음.. 지금까지 난 못 봤는데? 그런 거?"


의사 선생님의 쿨한 대답이 아주 다섯 쌍둥이 이상의 확률에 대한 염려를 없애버렸다.


그리고 추가로 첫 인공수정 확률은 20% 정도로 낮은 편이고,

보통 3번까지 시도해보고 안되면 시험관으로 넘어가며,

인공수정과정과 시험관 과정은 거의 동일하나, 난자 채취 여부가 다를 뿐이라 하였다.

3번까지 해보는 과정에서 수치로 측정하지 못한 요인들을 분석해본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 수정되는 확률이 90%이라 했을 때, 쌍둥이가 수정될 확률은 20% 정도로 떨어진다고

무엇보다 하나라도 수정되어 건강한 아이가 된 다는 자체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오..... 신기하고 맞는 말 뿐인 설명들에 고개를 끄덕끄덕 반복했다.


그러다 의사 선생님이

"약을 3번 더 맞고"


"네? 약 1번 남았어요~!"


"약을 3번 더 맞으면"


"음.. 1번 남았는데...."


"아, 저번에 준건 오늘 한 번 더 맞으면 되고, 2번 더 드릴 거니까 그거 더 맞으면 된다고요."


어라???????


난 1번 남은 줄 알았다~ 의사 선생님이 4번 맞자 했었다~

이야~ 이 뒷 과정에 주사가 더 있을 줄이야~

나 참 큰일이네 또 쫄보가 되었다.


"이번에 2회 치를 추가 처방해드릴 테니까, 지금처럼 잘 맞고 오면 난포가 잘 커있을 거예요.

그러면 그 뒤에 배란 유도하는 주사도 맞고 ~~~~"


어.. 안 들렸다.

어... 뒤에 뭐가 더 있다고 얘기하시는데

음.. 들리지 않았다.

와.. 뭔가 갑자기 생각났다.


의사 선생님께서 오늘 진로 처음 건네신 말

"주사 그렇게 안 힘들었죠?"라고 여쭤보셨을 때

"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 나의 모습이..


뭔가 복선을 경험한 듯 한 소름..

그 말엔 앞으로의 주사 여러 번이 예고되어있었던 것이었다!


힘들지 않은 분량으로 시작을 시켜놓고

시작했으니 이것도 더 맞아~ 하는 느낌

뭔가 거하게 낚인 듯 하지만

날 낚으실 입장은 아니시니..

어린애를 잘 달래서 힘겨운 여정을 못 도망가게 끌고 가주시는 느낌이랄까..


나의 의사 선생님은 정말 매번 대단하신 거 같다.


그렇게 또

2일 치 약이 들어있는 새로운 키트를 받아 들고 돌아왔다.

새로운 키트를 냉장고에 넣고,

마지막 1회 남은 키트를 꺼내 들고

심호흡 크게 하고 주사를 놓았다.


그렇게 내 배에는 4개의 바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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