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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가다 Sep 28. 2022

맛집이 가득한 부산

부산 여행은 맛집과 함께

부산에 여행을 온 친구들에게는 맛집을 데리고 다닐 자신이 있다. 여유 있는 시간과 넉넉한 식욕 그리고 적당한 여행비를 챙겨 온 친구라면 손들어 가이드로 자청하겠다. 부산은 전 지역이 맛집으로 가득한 관광도시다.


부산의 맛있는 음식들을 묻는다면 순서와 상관없이 계속 나열할 수 있다. 광안리 생선회, 돼지국밥, 부산역 밀면, 범일동 낙곱새, 기장의 짚불 곰장어, 청사포의 조개구이, 동래파전에 금정산성 막걸리, 가자미 미역국, 송정의 길거리 토스트, 해운대 시장의 떡볶이...    




       

여행과 맛집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여행지를 찾을 때 숙소보다 우선순위로 두고 찾는 것이 맛집 아닐까? 맛집을 찾아가는 여행 프로그램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 음식 여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짐작케 한다.



아이들이 어릴 적 온 가족이 유럽 3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었다. 비용을 아끼느라 샌드위치와 바게트로 이어갔던 여행은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 두고두고 아쉬운 소리를 듣게 한다. 지역과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들은 유명 관광지와 함께 경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부산의 음식을 먹으며 부산을 기억할 추억들을 많이 만들기를 바란다.    

  

부산은 두 개의 면이 바다와 인접해 있어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한국 전쟁 당시 각 지역의 피란민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다양한 음식문화가 섞이게 되기도 했다. 타 지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신기한 음식들도 많다. 부산에 와서 처음으로 맛본 음식들이 여러 가지다.      


소가 아닌 돼지로 국물을 낸 음식이라는 사실에 놀란 돼지국밥, 메밀로 만든 냉면이 아닌 밀가루로 만든 밀면, 곱창과 해산물이 섞여 볶아지는 낙곱새 그리고 어묵 말고 가래떡이 국물에 빠진 물떡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간장이 아닌 고추장 소스 비빔당면, 생선이 통째로 들어간 가자미 미역국, 산초라는 특유 향신료가 들어간 추어탕과 열무김치도 내게는 새로운 문화였다.      


서울로 진학해 올라 간 아들은 방학이 되어 부산을 내려올 때마다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를 작성해서 내려온다. 부산에 거하는 방학 초기  며칠간은 부산 맛집을 검색하며 식도락 여행을 떠난다.      


아들이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먹고 싶다며 가장 먼저 재촉하는 음식은 돼지국밥이다. 부산  어디를 가도 골목마다 돼지국밥집을 찾기 쉽다. 아마 중국음식인 자장면 집보다 더 많을 것 같다. 그런 중에도 동네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돼지국밥 맛집들이 있다.      


돼지국밥은 조선시대에 있었던 장국밥을 이어 전쟁과 피난의 혼란한 시대에 생겨난 영양을 보충하는 서민음식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돼지국밥집을 지나다 보면 돼지고기와 뼈를 24시간 끓여대는 가마솥이 보이기도 하는데 돼지의 기름지고 비린 특유의 냄새가 골목 멀리까지 전달된다.      


보통 옛날식 은쟁반에 돼지국밥이 담긴 뚝배기와 함께 곁들여 먹을 부추, 간을 맞출 새우젓갈 그리고 깍두기와 마늘, 고추, 양파가 쌈장과 함께 한데 모아서 테이블에 올려진다. 삶아서 둥글게 말아 준 소량의 소면은 가게마다 선택적으로 제공된다. 상을 받으면 김이 나는 국물에 제일 먼저 소면을 먼저 적셔 설렁탕처럼 젓가락으로 맛보기를 한다. 무척이나 고기가 적은 설렁탕과는 다르게 돼지 머리고기와 살코기가 푸짐하게 채워져서 언제나 만족하게 하는 음식이다.


식탁마다 놓인 후추를 취향대로 뿌리고서 새우젓갈로 간을 맞춘다. 그리고 뜨거운 공깃밥을 넣어 국물과 함께 먹는다. 깍두기를 올려 먹기도 하고 제공해 준 고추를 쌈장에 찍어 함께 씹으면 고된 일을 하고 영양을 보충하는 충족감이 올라온다. 절반쯤 흰 국물에 국밥을 먹었다면 나머지는 다대기를 넣어 빨간 국물로 매콤하게 마무리한다. 이 맛을 아들은 아는 것이다.    



  

다음으로 서울살이 아들이 그리워하는 음식은 밀면이다. 여름날에 더욱 어울리는 음식이지만 입맛이 없고 맛난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부산의 어느 곳이든 밀면 가게를 방문하면 비빔이나 물밀면을 만날 수 있다. 부산교대역 근처의 국제밀면이나 부산역의 초량 밀면은 일부러 찾아 방문하는 곳이다. 물밀면에도 빨간 양념장이 함께 나오는 부산의 밀면은 식초와 겨자를 가미하면 새콤달콤한 맛이 깊어진다. 수육 한 점에 무초절임을 올려 입 안에 가득 밀어 넣으면 시원하면서도 눈을 질끈 감게 하는 즐거움을 넘길 수 있다. 냉면과는 달리 푸짐한 양에 만족스러운 식사가 된다. 뜨거운 육수와 큼직한 만두를 겸해서 먹으면 훌륭한 식사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들이 오면 광안리 수협 어촌계에서 직접 고른 생선회를 뜨고 포장해서 집으로 들고 온다.  원이면 도시락 두 개의 분량으로 두 종류의 제철 회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급하게 손님들이 올 때면 근처 시장이나 횟집에서 막회를 주문해도 훌륭한 식탁을 차릴 수 있다.      



한동안은 상국이네 떡볶이와 스시미르네 초밥 그리고 해운대의 대구탕을 포장해서 아이들의 식욕을 달래기도 했다.      


부산에 관광을 하게 되면 아침식사로는 관광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미역국 정식이나 복국, 전복죽 또는 돼지국밥을 권하고 싶다. 식후에는 바닷가를 걷다가 멋진 카페에서 들러 커피 한 잔에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을 누리길 바란다.      


점심에는 낙곱새나 밀면 또는 회비빔밥에 매운탕을 식사한 후, 부산의 시장과 도심의 중심인 서면에서 다양한 디저트와 시장 간식들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씨앗호떡과 떡볶이, 튀김, 어묵, 팥빙수와 단팥죽 시장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저녁에는 바닷가에서 생선회, 조개구이와 장어구이, 생선구이 정식을 추천한다. 태종대를 관광했다면 자갈마당 근처에서, 해운대의 해변열차를 타고 관광했다면 청사포에서 조개구이를 권한다. 가리비와 키조개 등 다양한 조개와 장어를 구이로 맛볼 수 있다. 해물라면까지 마무리한다면 친구와 가족과 함께 맛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운대나 광안리 그리고 어떤 바다이든 횟집에서는 신선한 생선회와 매운탕을 누릴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백화점이나 아웃렛 쇼핑몰 그리고 쇼핑의 중심인 서면에는 가장 맛있는 부산의 음식점을 쇼핑하듯 누릴 수도 있다.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부산의 음식들이 그리워지길 바란다. 즐거운 기억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멋진 추억의 장소는 부산이 되기를... 부산시민이 된 나는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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