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금주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아 Jul 19. 2023

회사 다니면 매일 술이 고프다

월요일은 월요일이라서 화요일은 화가나서 수요일은 수심에 차서

7월 19일. 금주 2일차.

음주 충동을 운동 충동으로 바꾸기.


다들 힘들다.


직장이 나와 맞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직무가 아니어서, 겉과 속을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게 사회 생활인 건지 어리둥절해서, 사고로 몸을 다쳐서, 삶이 재미가 없어서.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 오며 다들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술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 매일 술 먹을 일 투성이다.


월요일은 월요일이라서.

화요일은 화가 나서.

수요일은 수심에 가득 차서.

목요일은 목이 타서.

금요일은 불금이라서.

토요일은 토요일이라서.

일요일은 다음날이 월요일이라서.


오늘은 수요일이고, 다들 수심에 가득 차서, 푸념을 푹푹 늘어놓으면서, 단톡방에서 술 얘기가 나왔다. 금주를 다짐할수록 술을 먹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것을 아는가. 나도 술이 먹고 싶었다. 진짜 먹고 싶었다. 오늘은 정말이지, 너무 힘든 하루였다. 하루를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하루를 버틴 내가 너무 기특해서 상을 주고 싶었다. 힘들어하는 동료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한 잔 두 잔 짠하며 맛있는 음식과 좋은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나는 술은 먹지 않을래. 하지만 술 자리가 있으면 갈래”


그러나 아무도 총대를 매지 않았고, 결국 퇴근 시간이 되어 뿔뿔이 흩어졌다. 


터덜터덜 집에 돌아왔다. 샤워할 의욕 조차 없었다.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아니면 맥주 한 캔 정도 먹고 푹 자고 싶었다. 미치도록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어제 금주를 결심했다. 금주를 통해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더 나은 내가 되어 내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기로 결심했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운동 가방을 들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딱 20분만 하자. 아주 천천히 러닝머신 위에서 걷다만 오자’


그 결과는..?


30분 싸이클을 타고, 30분 러닝머신 위에서 걷다가, 결국 뛰다 왔다. 땀이 나면서 몸이 가뿐해졌다.


오늘의 금주도 성공. 내일도 잘 참아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1화 -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