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컬러벨트 (6)
엄마가 30대였던 시절에 에어로빅은 엄마를 살린 약 같은 존재였다. 증상만 조절하는 양약이 아니라 마음까지 들여다 봐주는 한약 같은.
40대에 볼링장은 엄마가 자신 있게 누비는 무대였다. ‘인생 한방인데 소리 지르는 네가 챔피언’이라는 싸이의 노래 가사처럼.
50대에 엄마에게 근력 운동은 살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다. 아빠의 병간호를 위해 체력을 방전하지 않으며 자신의 속내를 치유할 방도를 찾아 헤매는.
예순이 넘은 지금 엄마에게 운동은 흔들의자에 나사를 조이려는 것처럼 균형을 잡는 일이다. 김치를 담는 것만큼 익숙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힘들고 일관성 있는 맛을 내기 어려운.
혼자가 된 엄마의 60대. 엄마는 또다시 새로운 곳을 향했다.
태권도장으로.
“엄마, 아빠랑 그렇게 안 맞았는데 어떻게 살았어.”
“매일 운동으로 버텼지.
엄마가 돈은 많이 못 모아놨어도 근력은 많이 쌓아놓은 것같아.
운동이 삶을 이겨내니까. 엄마는 그렇게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