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없고 힘든 일
가난한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여전히 사랑하면서도 영원을 약속하기 힘든 것이다. 사랑이 식어서도 아니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선택이 망설여지기 때문에 결정하지 못하게 한다. 가난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모습과 태도를 보이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다. 돈 때문에 미래를 약속하지 못하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돈 때문에 사랑을 잃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사랑은 그보다 훨씬 delicate 하다.
가난이 알려준 또 하나는 가난으로 생긴 사랑의 상처는 뼛속깊이 사뭇히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흐르는 눈물을 내 힘으론 멈출 수 없다는 걸 알려줬다.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가난에게 복수하고 싶다. 날 비참하게 만드는 이 가난에게 복수하고 싶다. 가난에서 비롯된 비참함, 무기력, 슬픔, 분노, 패배감... 이런 감정들이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자가 아니라서 부자가 되어 본 적이 없어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알려 줄 수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난해본 적 있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가난에게 굴복하지 마라.
가난은 강대한 적이다. 조상님의 원수였고 부모님의 원수이기도 했으며 지금은 나의 원수다. 이 원수를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여느 청년들처럼 사랑을 포기하고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서 당신 대에서 대물림을 마감하던지 아니면 이 원수가 바람과 같이 내 문을 두드릴 수 없게 처절하게 노력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러나 사랑을 포기하는 것은 가난에게 굴복한 것이며 무릎 꿇은 것이고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배를 깔고 대자로 누운 채 가난이 내 등을 짓밟게 한 것이다.
눈물 흘려라
눈물은 분함의 표출이다. 마음껏 표출해라. 눈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흘리지 말아야 할 부끄러운 눈물은 단 하나 가난에게 굴복해서 흘리는 눈물이다. 그때는 울지 마라. 울 자격도 없으니까.
현실적인 목표
우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 리버뷰 아파트는 내 것이 아니다. 길거리의 외제차도 내 것이 아니다. 월 천만 원이 현실적이라는 사람들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 월 천만 원은 조금도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그들과 나의 비교 계산기를 덜 두드리는 것이다. 물질의 비교가 가난을 경험하는 첫 번째 오아시스다.
가난을 탈출하는 구체적인 계획
남들은 부자 되는 법을 알려 주는데 왜 나는 지지리도 궁상맞게 가난 타령이냐고? 진짜 부자들이 자필로 부자 되는 방법을 글로 쓸까? 돈 되는 법을 알려준다는 사람 중에 그 돈 되는 일로 돈을 번 사람이 있기나 할까? 그들의 필살기 멘트가 있다.
"사람들은 알려 줘도 안 해요. 떠먹여 줘도 안 먹어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이유는 방법이 틀렸거나 시간이 더 필요해서입니다. 이런 강의를 들어보세요.”
“의심하지 마세요. 그럴 거면 제말 듣지 마세요.”
그런 강의는 부자는커녕 가난 탈출에도 도움이 거의 안 된다. 아리송할 뿐이다. 그렇게 잘 버는데 왜 강의를 한단 말인가. 선한 영향력? 누가 선한 영향력을 광고비를 내가면서 유료강의로 판단 말인가. 촬영하는데 몇 시간이나 걸리고 편집하는데 그 이상의 시간이 소비되는 영상 촬영을 왜 한단 말인가. 블로그 글쓰기로 월천 번다는 사람이 어찌 그리 열심히 영상 업로드를 한단 말인가. 그들의 강의는 훌륭하다. 어그로 부문에서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은 타인의 욕망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안다.
그러니 이상한 영상 보지 말고 우리가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가난을 정의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명확한 수치와 계획 그리고 실행할 각오가 필요하다. 당장 한 푼도 없다면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자. 자존심은 모두 내려놓자. 학벌도 재산도 없는 우리가 가난을 탈출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일들은 멋없고 힘든 일들에 있다. 그런 일들을 일단 시작해라. 그 일들 가운데 개인적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설루션을 찾아보자. 그게 당신을 부유케 하리니.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멍하니 서있으면 빨려 들어간다. 가난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되 정신 바짝 차리고 그 벨트를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눈앞에는 컨베이어 벨트 뒤에서는 수레바퀴가 굴러온다.
나의 어머니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모든 재산이 첫 째 삼촌에게 넘어갔으며 내가 모르는 이유로 가세가 완전히 기울어졌다.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 취업했다. 평생 한 번도 험한 일을 해본 적 없는 어머니는 그때부터 독해졌다고 한다. 아빠 지갑에서 돈을 훔쳐 동네 친구들 모두에게 간식을 선물할 정도였던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 직후 사글셋방 하나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 했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 누나가 태어났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년이면 환갑이 되는 어머니는 여전히 활기차게 일하신다. 여전히 가끔 내게 용돈을 주시는 어머니는 어렸을 때만 부자였고 그 이후론 대부분 가난했지만 한 번도 가난해본 적 없다는 듯이 여전히 잘 살고 계신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기질을 전혀 받지 못했다. 우리 집에서 내가 산수를 제일 잘하기 때문인가.
세이노는 미래 방정식이라는 개념으로 미래를 미리 계산하고 걱정을 집어먹지 말라고 한다. 지금 내 안 좋은 상황에 맞춰 미래를 계산하면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 일에 미쳐야 한다. 그 가운데 운이 있어야 한다. 로또에 당첨되려면 무엇보다 로또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로또란 쪽팔림 따윈 개나 줘버리고 정확한 목표를 두고 몰입하는 것이다.
내가 하루 1시간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보면 안다. 고작 10분 글쓰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그러나 시간을 정해두고 1시간씩 채우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부족할 만큼 할 말이 많아지는 때가 온다. 이게 몰입이다. 100일간 매일 1시간 글쓰기라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시간과 꾸준함이 몰입과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김은희 작가는 눈 뜨고 나서 눈 감는 시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글에 몰두한다고 한다. 자녀도 장항준 감독이 다 케어했다고 한다.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은 다름 아닌 몰입이다. 우리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엉덩이 딱 깔고 진득하게 자리에 앉아 집중할 수 있는 몰입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옳게 읽었다면 작은 성공을 위한 도전을 해볼 것이다. 일주일간 매일 1시간씩 산책하기. 하루 10분씩 30일간 독서하기 같은 작은 목표들이 좋다. 딱 한 번이라도 성공을 경험하면 그 뒤론 말 안 해도 알아서 잘한다. 딱 한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
가난에게 복수하고? 그럼 해라.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