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사진을 찍는 누나를 통해 바라본 과학교사의 시선
어느 날 누나와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그때 누나는 인스타에 올릴 음식 사진을 찍느라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루하루 무엇을 먹었는지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려 하루를 정리하고 기록한다는 취지였다. 음식 사진을 찍는 목적은 좋아 보이는데 왜 그때마다 음식 사진을 보정하고 사진 각도를 맞추고 찍히는 내 얼굴이 뽀옇게 바꿔야 하는 걸까? ㅎㅎ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넘어갔던 시간이었는데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생명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인지라 생명과학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세포는 수명이 있어 노화되어 죽고 결국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몇 년 안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세포가 완전히 교체를 이룬다. 겉으로 보기에는 과거와 똑같이 보이지만 유전정보 차원이나 물질 성분적 차원에서 세포들은 조금씩 다 달라진다. 그렇다면 물질적 관점에서 과거의 몸과 현재의 몸은 완전히 달라졌는데 어떻게 나는 여전히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타인들은 과거와 현재 모두 나를 나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나를 나라고 인식하는 근거, 타인이 나를 인식하는 근거가 물질, 존재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에서 나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 할 수 있나? 결국 나를 나라고 아는 것과 타인이 나를 아는 것은 모두 “기억”에 의존하고 나를 인식하는 근거는 “기억”이라고 본다(뇌과학적 측면). 기억의 형성은 뉴런의 시냅스들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보이는데 그럼 기억이 사라지는 치매환자에게 자아 인식은 점점 사라지는 것일까? 그리고 물질적, 존재적 자아와 인식된 자아 사이에는 간극이 있어야 하는데 왜 우리는 두 자아에 대해 동일시하는 걸까? 존재적 자아와 인식된 자아를 객관적으로 구별하고 바라볼 수는 없을까?
인스타에 올리고 타인들에게 인식된 ‘나’는 과연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분명 과장되고 포장된 ‘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인스타에 올린 조금은 과장된 ‘나’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은 인정 욕구와 심리가 담긴 것은 아닌가? 어차피 가상공간에서 인정받고 인식되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닌데 말이다....
개인심리학을 만든 아들러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성격을 형성하는 가장 큰 동인을 “열등감”이라고 보았다.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성격을 형성하고 자아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알갱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주는 연속된 물질로 가득 차 있다. 그러므로 자연에는 진공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결핍은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낸다. 인스타를 통해 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속에는 이런 열등감, 남들보다 더 낫게 판단받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특히 한국인들이 이런 열등감이 많은 데 이런 열등감은 어떻게 형성될까?
열등감 형성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사회의 문화와 교육에 있다고 본다. 한국사회는 항상 판단받고 비교당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를 통해 보면서 항상 비교하고 판단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성장하고 학교에 오면 반드시 거치는 시험을 보게 된다. 그것도 상대평가로 순위가 있는 시험을 말이다. 이 시험을 통해 모든 학생들은 순위에서 밀려 열등감에 빠지고 항상 남들이 나를 어떻게 판단할까에 대해 두려워한다. 그 결과 모든 사람들에게 우월감과 열등감이라는 정서를 갖게 되고 대부분 열등감속에서 힘들어한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성적으로, 대학교는 학벌로, 사회나가서는 직장의 레벨로, 결혼이후에는 좋은 집, 자식으로 확인받고자 한다 그렇게 열등감의 늪은 강력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제는 나로서 나와 인식되는 나와 분리되어야 할 것이다. 다른 말로 열등감이라는 감정에서 해방되고 나라는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객관화하여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자기 객관화). 그럴 때 우월감과 열등감에 빠져 고통하지 않게 되고 나라는 자아를 그냥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두려워하기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게 될 것이다. 그 모습이 인스타 사진으로써 더 아름다운 사진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