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늦게 피어도 빛나는 꽃
10년 뒤의 나를 꿈꾸며, 지금의 시간을 빈틈없이 채워가고 있다. 빠르게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보며 때로는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내 속도는 과연 잘못된 걸까?”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처럼, 빠른 속도가 아닌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성공 반열에 오른 사람도 많다. 이나모리 회장은 한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매진했고, 60년 넘도록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나 역시 내 속도를 믿기로 했다.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만의 속도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빠르게 결과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빈틈없이 채워 단단하게 자리 잡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늦게 피어난 꽃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늦게 시작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우아함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 한 분이 아이패드 드로잉 작가로 유명한 여유재순 할머니다. “컴퓨터를 배우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겠다”는 생각에 학원에 등록하러 갔지만, "컴퓨터는 어렵다며 그냥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3년 동안 학원에 꾸준히 다니며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혔다. 주변 사람들이 파워포인트로 도형을 다루는 모습을 보고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며 아이패드 드로잉을 권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애플 매장에서 무시를 당하기도 했지만, 홀로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슬을 구입해 유튜브와 구글로 독학하며 드로잉을 배웠다. 지금은 90세의 나이로 인스타그램에 900여 개의 작품을 올린 작가가 되었다.
여유재순 할머니처럼, 늦게 피어나더라도 자신만의 속도로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다짐한다. 포기하지 말자. 자신의 길을 믿고, 천천히 걸어가자. 꽃은 결국 핀다. 오늘도 나는 천천히 나의 길을 걸어간다. 가끔은 어제와 같은 오늘에 불안함이 스치지만, 그 불안조차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나는 천천히 나아간다. 그 길이 멀어 보일지라도, 그 끝에서 분명히 꽃이 피어날 것을 믿기 때문이다.
2032년 4월 18일, 나는 유럽으로 떠날 것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내가 52세가 되었을 때, 어린 시절 꿈꾸던 베르사유 궁전을 직접 눈으로 볼 것이다. 그저 관광지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직접 느끼고 싶다. 틈틈이 유럽의 역사와 인문학을 공부하며 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윤혜준 교수님의 [7개의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강의를 들으며,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면면을 파헤치는 중이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일정을 따르는 여행이 아닌, 나만의 루트로 유럽을 여행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목표다. 내년 1월 1일 적금 통장을 만들려고 한다. 내가 버는 돈의 일부를 유럽을 가기 위한 자금으로 적금을 들 생각이다. 지금부터 아주 조금씩 천천히 돈을 모아서 떠날 것이다.
꿈은 구체화될수록 현실이 된다. 꿈을 하나하나 그려보고, 그 길을 천천히 걸어가자. 늦게 피어도 꽃은 핀다. 그러니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을 잊지 말자.
서두르지 말자. 빠른 결과만을 추구하기보다, 과정을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찾자.
포기하지 말자.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나의 꿈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자.
나만의 리듬을 유지하자.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리듬을 따라가면, 내게 맞는 속도와 방식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
꽃이 피는 시기는 각자 다르다. 나만의 꽃이 피어날 그 순간을 믿고, 오늘도 천천히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