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가 준비한 생일 선물

" Boss's birthday "

by 야미

홈맘은

“이렇게 특별한 선물을 아이와 함께

준비해 줘서 너무 고마워”

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인생 첫 베이킹

곧 홈맘의 생일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준비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고민 끝에 케이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한창 케이크 만들기가 유행했던 게 기억났고, 꾸미는 작업은 아이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건 영국의 대표적인 디저트, 빅토리아 케이크였다. (솔직히 먹어본 적도 없는데 만들려고 하니 조금 겁이 났다.) 작고 소중한 나의 베이비시터 월급을 모아 마트에서 필요한 재료를 샀다. 하지만 장보기부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재료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몰라서 주변에 다른 베이비시터들에게 물어보며 겨우 해결했다.


큰 마트라면 웬만한 재료를 다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근처 대형 마트를 검색했다. 꽤 멀었지만 뭔가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출발했다. 생일 당일 아침,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집에 돌아와 며칠 전 준비한 재료들로 빵을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귀가하면 함께 케이크를 꾸미고 저녁에 깜짝 파티를 열기로 했다.


미션 하듯 열심히 찾아서 준비한 재료들


초보 베이커의 도전

문제는 집에 베이킹 도구가 없었다는 것. 단단한 버터와 설탕을 포크로 으깨며 손목이 부서질 뻔했다. (버터를 녹이는 방법을 몰랐던 초보의 실수!) 달걀을 넣으니 반죽이 너무 묽어져 밀가루를 더 넣었고, 점점 반죽이 김치전을 떠올리게 하는 질감으로 변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 스친 생각. ‘나중에 김치전이나 만들어서 선보여야겠다.’


케이크 틀이 없어서 밥솥을 사용하기로 했다. 찜 기능으로 40분간 익혔는데, 반죽이 너무 묽어서 속이 덜 익었다. 결국 밥솥 통째로 오븐에 넣고 180도로 10분 더 구웠다. 다행히 빵은 무사히 완성됐다. 하지만 크림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생크림인 줄 알고 산 재료가 알고 보니 설탕 덩어리 아이싱 크림이었다. 열심히 녹여 발랐지만, 모양은 엉망이었고 맛은 극강의 단맛이었다. ‘하.. 이건 인간이 먹을 수 없는 맛이다’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이와 함께한 케이크 꾸미기

드디어 학교에서 아이를 데리고 올 시간이 되었다. 아침에 홈대디가 부탁한 킥보드를 들고 갔는데, 이 쇠로 된 킥보드가 문제였다. 낮아서 끌고 가기 불편한 데다, 들고 가면 발판이 회전하며 내 정강이를 강타했다. 다리에 멍이 들었지만, 아이가 학교 문 앞에서 “야미!”를 외치며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아픔이 싹 가셨다. ‘케이크 만들기’ 계획을 미리 말해줬기에 아이도 무척 기대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아이와 함께 케이크를 꾸미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아이는 허니 잼과 딸기, 아이싱 크림을 여기저기 뿌리며 나름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케이크는 비록 비주얼이 독특했지만, 우리만의 특별한 작품이었다. “엄마가 분명 좋아하실 거야!”라며 신나 하는 아이를 보니 힘들었던 모든 순간이 보람으로 바뀌었다.


아이와 같이 꾸민 케이크


생일 파티

퇴근 후 홈맘과 홈대디가 집으로 돌아왔다. 베이징 덕을 사 온 덕분에 저녁 식탁은 한층 풍성해졌다. 나는 브로콜리 베이컨 요리를 도왔는데, 갈릭을 넣는 걸 깜빡한 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홈맘의 요리는 완벽했다. 특히 청경채와 치킨의 조합이 훌륭해 우리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겼다.


식사 후, 드디어 선물 공개 시간! 아이와 내가 준비한 왕관을 홈맘에게 씌워주고, 빅토리아 케이크에 초를 꽂아 생일 노래를 불렀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순간을 남기며 모두가 행복해했다. 홈맘은 “이렇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순간, 모든 고생이 잊혔다.



그 후 홈맘은 나에게 영국산 진(DRY JIN) 크리스마스 미니 컬렉션을 보여주시며 하나 고르라고 하셨다. 진토닉을 좋아하는 나는 진이 영국의 술이라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 진토닉 한 잔과 블랙퍼스트 티를 곁들여 케이크를 먹으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과식으로 약간 괴로웠지만, 마음만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누군가를 위해 정성을 다해 준비한 하루, 그 안에 담긴 웃음과 감동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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