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는 첫 끼니. 아침식사는 하루의 시작을 든든하게 해 주고, 그날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 제시간에 출근하기도 버거운 바쁜 현대인에게 아침밥을 챙겨 먹는 일이란, 여간해선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그래서 저는 '배 고플 땐 이 노래를 아침 사과처럼 꺼내 먹으라던'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배 고플 때 꺼내 읽을 수 있는 아침 사과 같은그런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르지는 않겠지만, 방금 든든한 아침 식사를 마친 것 마냥 마음 따뜻해지는 글을 선물하고 싶었달까요?
실제로 아침 사과를 챙겨 먹는 날이 많은 보통네 아침 식탁 풍경.
매일 다섯 시 반. 침대에서 벗어나 요가 매트 위에서 잠을 깨우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반복되는 일종의 제 모닝 루틴입니다. 긴 시간 공들여 몸을 풀고 싶은 날엔 아침 메뉴도 간단해지고, 좀 더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요리를 하는 날에는 그만큼 매트 위에 머무는 시간도 짧아지지요.
평일에는 일곱 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아침 식사를 합니다. 함께 지내는 남동생과 남편의 출근 시간을 고려해 정해진 시간이에요. 그래서 그들의 출근이 없는 주말에는 저희 집 식탁 위에도 그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요일마다 매일 메뉴가 바뀌어도 '행복한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자'는 마음에는 늘 변함이 없습니다.
어릴 때는 아침마다 "일어나서 아침 먹어.", "밥 먹고 학교 가야지." 하는 엄마의 부름이 귀찮게 느껴진 적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왜 그렇게 아침밥을 못 먹여서 야단이실까? 아침 좀 안 먹고 가면 어때? 하면서요. 그때는 집밥의 소중함을 모르는 '배 부른 소리'나 하고 있었던 게지요. 이제는 제가 식구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차리다 보니, 그때 엄마가 왜 그렇게 아침밥을 먹여 보내려고 하셨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건강한 에너지를 꼭꼭 씹어 몸속 가득 저장하고, 가족들이 그 에너지를 양분 삼아 힘찬 하루를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 아늑한 집에서 벗어나 험난한 사회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는 응원과 격려가 담겨 있었다는 걸 뒤늦게야 깨닫게 됐습니다.
이제는 제가 같은 마음을 담아 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차립니다.
속도가 생명인 아침 식사인 만큼 '계량 없이 진행되는 조금은 불친절한 레시피'입니다만, 누군가에겐 아주 친절한 글로 다가가기를. 글을 읽는 동안이나마 '갓 차려낸 아침밥' 같은 따뜻한 에너지가 전달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