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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보통 Oct 07. 2022

왕의 아침,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

애플 브리치즈 샌드위치

빵 모닝. 저는 빵으로 시작하는 아침을 참 좋아해요.

사실 살찔 걱정, 건강 걱정만 아니라면 하루에 두 끼를 빵으로 먹으라고 해도 좋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빵에 애정을 가지고 있지요.

원래도 좋아하는 데다 조리 시간까지 단축되는 빵 요리를 아침으로 먹는 날에는, 전날 잠자리에 드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만들지 않아도 될 테니 마음도 한결 가볍고요.

대신 샐러드나 야채, 과일 같은 것들을 함께 챙겨 먹으며 빵으로는 채우기 힘든 영양 발란스를 맞춰 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샌드위치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탁월한 메뉴 선택이지요.

오늘의 아침은 빵 사이에 루꼴라와 사과, 브리치즈를 얹어 만드는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 (애플 브리치즈 샌드위치)입니다.

맛만큼이나 비주얼도 근사한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 저의 아침을 행복하게 물들여 줍니다.

일 년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손쉽게 사과를 구할 수 있지만, 가을 제철을 맞은 사과는 그 당도와 싱싱함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사과는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영양학적인 부분과 비주얼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더 좋아요. 아침 사과는 금이라는 말도 있지요? 사과에 있는 펙틴 성분이 장의 운동을 촉진해 장 활동을 원활하게 해 주고(쾌변은 소중하니까요), 체내에 쌓인 유독성분의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이 '펙틴 성분'이 사과의 껍질 부분에 많이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지 않고 드시는 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지요.

아삭한 사과에 브리치즈의 부드러운 고소함이 어우러지면 참 고급스러운 맛이 납니다.

치즈 전문가들은 브리치즈에서 고소한 견과류와 과일의 향이 함께 느껴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견과류와 과일이 모두 들어간 이 샌드위치의 맛은 먹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꿀 조합'아닌가 싶어요.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 베이컨 구이와 달걀, 방울토마토 그리고 따뜻한 커피를 곁들인 아침.

브리 치즈는 파리 인근 (Ill-de-france) 지방의 '브리'마을에서 소 젖을 이용해 만든 치즈로, 흰 곰팡이 치즈 중에서도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필립 오귀스트, 샤를 8세, 앙리 4세를 비롯한 실제 프랑스의 많은 왕과 귀족들의 사랑을 받았던 치즈라고 해요. 사실 확인은 어렵지만, 루이 16세의 마지막 바람이 '브리치즈에 레드와인을 맛보는 것'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브리치즈를 좋아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브리 치즈는 단단한 겉과 달리 잘랐을 때 말랑한 속이 드러납니다.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식감을 가지고 있어요. 버섯 향과 비슷한 은은한 특유의 향을 품고 있는데, 꼬릿 하게 코를 찌르는 향이 아니기 때문에 향 자체가 강한 편은 아니에요. 때문에 스낵처럼 먹기에도 부담이 없어 와인이나 샴페인 안주로도 인기가 좋다지요.

브리치즈는 사용하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는 실온에 두었다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차가운 상태의 치즈보다 그 향과 부드러움이 살아나 제대로 된 브리의 맛을 느끼실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번엔 치아바타를 반으로 갈라 사용했는데,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는 깜빠뉴, 식빵, 크루아상, 사워도우, 바게트 등 단맛이 없는 담백한 식사용 빵이라면 대체로 무난하게 어울리는 편이에요. 그러니 평소 선호하시는 빵으로 골라 만드셔도 좋다지요. 

시간에 쫓기듯 먹기 바쁜 아침이지만,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를 먹는 시간만큼은 분주한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그 시절 프랑스 왕이 되었다 상상하며 우아하게 한 끼 즐겨보세요. 여기에 따뜻한 차나 커피가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 아침이 완성될 것입니다.

먹기 직전 빵을 덮어 야무지게 들고 식사하는 남편의 손.


 사과 브리치즈 샌드위치

치아바타, 와일드 루꼴라, 사과, 브리치즈, 피칸 또는 호두, 홀그레인 머스터드, 꿀

1. 반으로 자른 사과와 브리치즈는 얇게 슬라이스 해서 준비한다.
2. 치아바타를 2등분 해 반으로 가르고 빵의 한쪽면에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펴 바른다.
3. 와일드 루꼴라와 사과, 브리치즈를 순서대로 쌓아 올린다.
4. 꿀을 뿌리고 다진 피칸 (또는 호두)를 얹어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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