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속는가

―변호사가 알려주는 사기꾼 특징과 피하는 법

by 유창한 언변
사기꾼들의 특징

사기를 당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 사람이 처음엔 너무 괜찮아 보였다고 말한다. 예의 바르고, 말을 잘하고, 배려심도 있어 보였다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주변 사람보다 더 진심 같았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진심’이 결국 연기였고, 신뢰는 함정이었으며, 그 말들은 모두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사기꾼은 ‘정보’보다 ‘신뢰’를 팔고, 논리보다 ‘감정’을 건드리고, 사실보다 ‘분위기’를 조성해 판단력을 흐린다. 아래는 사기꾼이 자주 사용하는 말투와 행동의 특징, 그리고 그런 사람을 어떻게 구별하고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들이다. 


1. 너무 빨리 친해지려 한다

사기꾼은 처음부터 거리감 없이 다가온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형, 누나”, “진짜 잘 통하는 것 같아요”라며 빠르게 관계를 좁히려 한다. 연락 빈도도 많고, 챙겨주는 척하는 말이 많다. 자연스러운 친밀감은 시간이 쌓이면서 생기는 것인데, 시간이 가기도 전에 계속해서 빠르게 접근한다.


<피하는 법>

초반에 빠르게 믿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면, 그 감정부터 점검하자. 결국에는 사기꾼들의 옥장판을 팔아주게 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이미 초반부터 사근사근한 말투에 녹아내린 경우가 많다. 빠르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한 번 정을 주고 나면, 이후에는 의심스러운 행동도 선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빠르고 강력한 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반드시 경계하자.


2. “이건 너니까 특별히”라고 한다

“이건 원래 안 드리는 조건인데, 특별히 드리는 거예요.”
“이 정보는 정말 기밀인데, 형님이니까 특별히 알려드리는 겁니다.”


이런 말은 고마움보다,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나만 아는 정보’, ‘나만 아는 기회’는 대부분 함정이다. 그렇게 좋은 거라면, 어떻게든 본인 선에서, 넓게 보더라도 가족 선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다.


<피하는 법>
정말 좋은 조건이라면 왜 나만 주는지를 생각해 보자. 정말 그렇게까지 각별한 사이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특별 대우’는 경계 신호인 경우가 많다.


3. 말이 지나치게 매끄럽다

사기꾼은 말을 매끄럽게 잘한다. 말에 빈틈이 없고, 질문에 답변도 완벽하다. 하지만 모든 걸 술술 말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은 모르는 건 “모른다”라고 말하고, 당황할 때도 있다. 사기꾼들은 임기응변에 능하기도 하고, 이미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설명할 자료까지 미리 만들어 두는 경우도 있다.


<피하는 법>
말의 매끄러움보다, 말의 근거를 확인하자.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자료를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팩트 체크를 해봐야 한다. 제시하는 자료의 출처가 정확한지, 정확한 근거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자.


4. 질문하면 은근슬쩍 대답을 회피한다

사기꾼이 미처 준비 못한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깊이 묻거나 따지려고 하면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라며 상세한 설명은 피하고 화제를 바꾼다. ‘묻지 말라’는 말은 ‘알려주지 않겠다’는 뜻과 같다.


<피하는 법>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게 맞다. 언제나 의문점이 드는 순간이 있다면 빠르게, 그리고 편안하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매사 질문하고, 의혹을 정확하게 해소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돈을 보내서는 안 된다.


5. 빨리 결정하라고 한다

사기꾼은 늘 ‘지금 당장’이라는 말을 꺼낸다.

“오늘 안에만 가능한 조건이에요.”

“이건 지금 하셔야 돼요.”
생각할 시간과 확인할 기회를 막기 위한 의도다.


<피하는 법>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제안은 대부분 피해야 할 일이다.
좋은 제안은, 생각할 여유를 함께 준다. 


6.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척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사기꾼은 듣는 데에도 능하다.
“요즘 힘들지 않으셨어요?”, “집안 사정은 괜찮으세요?”
처음엔 공감해 주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건 상대를 파악하기 위한 듣기다. 상대가 무엇에 약한지를 알아내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다.


<피하는 법>
내가 말한 정보가 이후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지켜보자. 내 상황을 유독 깊게 파고들며 캐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잠시 멈춰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7. 내가 원해서 결정한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사기꾼은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선택은 본인 몫입니다”라고 하며 결국 모든 책임을 내게 넘긴다. ‘당신이 그렇게 원했잖아요’라는 식이다. 그래야 나중에 형사사건으로 기소가 되더라도 자신은 '투자를 권유했을 뿐'이라고 우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나중에 피해자가 오히려 자신을 탓하게 만든다.


<피하는 법>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혼자서 하지 말고, 주변 사람과 한 번이라도 상의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자. 의심스럽다면 적어도 권유하는 과정을 반드시 녹음으로 남겨두자. 그래야 재판으로 가더라도 투자가 아니라 사기라는 증거를 남길 수 있다.


8. 문제를 작게 말하고, 기대는 크게 부풀린다

사기꾼은 리스크에 대해서는 짧게 말하고, 기대 효과는 길고 상세하게 설명한다.
“잃어도 1~2만 원 정도죠”, “근데 잘 되면 몇백 벌 수도 있어요.”
손해는 가볍게, 이익은 구체적으로 말하는 구조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피하는 법>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묻고, 구체적인 수익보다 구체적인 손해부터 확인하자. 


9. 이미 다 결정된 분위기로 몰아간다

“이건 이미 다 준비돼 있어요.”
“다른 분들도 지금 들어가고 계세요.”


사기꾼은 상대에게 결정권이 있는 척하면서도 이미 분위기를 기정사실처럼 만든다. “지금 빠지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말은 함정이다.


<피하는 법>
상대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말을 시작했다면, 그 대화는 설득이 아니라 유도다. 결정은 ‘내가 말한 다음에 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 들어가고 있다는 말에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자. 그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좋은 일만 말하면서, 의심을 기분 나빠한다

“그렇게까지 의심하실 필요는 없죠.”
“제가 나쁜 사람처럼 보이세요?”


사기꾼은 의심을 받으면 불쾌해한다. 정상적인 제안이라면, 확인과 질문은 당연한 일이다. 그걸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질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들키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피하는 법>
내 질문이 상대에게 불쾌했다면, 그 자체가 이미 관계의 적신호다. 문제에 대한 의심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면, 뭔가 구린 구석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기 주의!

사기꾼은 우리의 판단력을 무너뜨린다. 그들의 친절함은 연기이고, 확신은 계산이다. 말이 완벽할수록, 관계가 빠를수록, 감정이 앞설수록 오히려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해야 한다. 진짜 신뢰는 시간과 확인,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된다.


keyword
이전 03화인생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사람 9가지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