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 앞에서도 할 말은 하는 말하기 연습
기죽지 말자.
목소리가 크고, 말이 빠르고, 확신에 차 있는 사람 앞에 서면 말이 막히는 순간이 생긴다. 말하려던 내용을 잊고, 방금까지 정리한 문장이 흔들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 사람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생기는 위축감이다.
강한 사람 앞에서 눌리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키우고, 단어를 세게 고르다 보면 오히려 불필요한 대립을 만들게 된다. 진짜 중요한 건 볼륨이나 기세가 아니라 구조와 태도다. 흔들리지 않는 말투는 싸우는 말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말의 방식에서 나온다.
목소리를 키우는 것보다, 중심을 지키는 연습, 논리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습관. 결국 말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맞설까’가 아니라 ‘어떻게 버티고 전달할까’에 있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말의 크기보다 ‘길이’에 약하다는 점이다. 센 사람 앞에서는 중간에 끊기고, 시선이 부담돼서 끝까지 말을 못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듣는 입장에서는 목소리 크기보다, 말이 끝까지 이어졌느냐가 훨씬 중요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누군가 회의 중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끼어들었을 때, 거기서 주저앉으면 아무 말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려던 건 이 부분이에요.”처럼 차분하게 마무리하면, 전달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중간에 끊겨도 괜찮다. 핵심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말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태도다.
센 사람은 보통 단정적인 말투를 쓴다. “그건 아니죠.” “이건 이렇게 해야 합니다.” 같은 말이 대표적이다. 이럴 때 처음부터 정면 반박을 하면 대화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그래서 내 주장을 말하고 싶을수록, 먼저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그렇게 하면 시간 낭비입니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그럴 수도 있죠. 다만, 이 방식을 쓰면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어요.”처럼 부드럽게 연결하면, 듣는 사람도 방어하지 않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
반박은 설득을 막는다. 상대가 강할수록 말의 첫 문장은 인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센 사람이 질문하면 ‘지금 당장 대답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다. 특히 회의나 면접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 압박이 더 커진다. 그런데 급하게 말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말실수를 하게 된다.
이럴 땐 멈추는 기술이 필요하다. “제가 잠깐 정리하고 말씀드릴게요.” “지금 머릿속으로 정리 중인데요, 금방 말씀드릴게요.”처럼 시간을 확보하는 말 한 줄이 필요하다. 이 한 마디만으로도 분위기는 바뀌고, 내가 주도권을 다시 쥘 수 있다.
빠른 대답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정확한 전달이 중요한 순간에는 멈춤이 전략이다.
많은 사람이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틀릴까 봐’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속에 자신이 사라지고, 주저하게 된다. 이럴 때는 단정을 피하고 관점으로 말하는 게 효과적이다.
“내가 보기엔…” “내 경험상…” “내 기준에서는…”
이런 식으로 말의 주어를 ‘나’로 바꾸면, 반박보다 공감이 먼저 들어온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해도 관점을 전제로 하면 부드럽고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예를 들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보다 “제가 보기엔, 이 방식이 더 안정적인 것 같아요.”가 훨씬 덜 공격적으로 들린다. 정답을 말하려고 애쓰기보다, 내 시선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말이 훨씬 강하다.
센 사람에게 바로 반대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면, 질문으로 입장을 전하면 된다. 질문은 대화를 끊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는 힘이 있다.
예를 들어 “그 방식으로 하면 오히려 위험하지 않을까요?”
“혹시 그 방식을 썼을 때 생긴 문제 사례가 있었는지 기억나세요?”
이렇게 묻는다면, 직접적으로 반박하지 않아도 내 생각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질문은 부드럽지만 강하다. 특히 권위 있는 상대 앞에서는 더 효과적이다.
의견을 말할 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명확히 말해야 논리가 생긴다.
“그건 별로 같아요.” 같은 말만 던지면 듣는 입장에서는 단순한 감정처럼 들릴 수 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도 유사한 문제로 실패한 전례가 있어서요.”
“이 방법이 낫다고 본 건, 실제 성과 데이터를 보면 이 쪽이 더 나왔거든요.”
이처럼 한 줄이라도 이유를 덧붙이면 말의 무게가 바뀐다.
말이 길어지는 순간은 대부분 불안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설명을 자꾸 붙이는 건, 말 자체에 확신이 없다는 증거다. 그래서 센 사람 앞에선 길게 말할수록 오히려 밀리게 된다.
“이미 정리된 내용이에요.”
“저는 이 방향이 더 낫다고 판단했어요.”
이런 식으로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말하고, 더 덧붙이지 않는 게 낫다.
위축될 필요가 없다.
센 사람 앞에서 위축되지 않는 말하기는,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만들어진 습관이다. 목소리가 작아도 괜찮고, 말이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말의 흐름을 스스로 끊지 않는 태도다. 말투는 결국 태도에서 나오고, 태도는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시작된다. 누구 앞에서도 나를 지우지 않고 말하는 연습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나를 지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