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결핍이 드러나는 말투
허세 말투가 있다?
사람들은 대화 속 말투로 서로를 판단한다. 특히 허세가 느껴지는 말은 신뢰보다 거리감을 남긴다. 본인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듣는 사람은 의도와 무관하게 ‘자랑한다’, ‘비현실적이다’, ‘왜 저렇게 말하지?’라는 감정을 품게 된다.
이 글은 허세 말투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정리하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와 함께 실전 개선법을 제시한다.
“GD? 아 친한 동생이지~”, “경찰서장이랑 아는 사이야.”
직접적인 자랑은 아니지만, 결국 전달하고 싶은 건 ‘그런 사람과 나는 통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이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정말 친한 사이라서 내 친구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유치장에 들어가게 되거나, 긴급 체포될 당시에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로 '나 **이랑 아는 사이야!'이다. 이처럼 자신의 이득(사회적 지위, 계급 등)을 위해 친분을 자랑하는 것이 은은하게 묻어 나오는 말은 허세로 느껴지기 쉽다.
“내가 ** 개발한 사람이야.” “제가 대표이사여서요.”
말을 시작할 때 역할이나 직함을 먼저 언급하면 대화의 초점이 ‘내용’이 아닌 ‘나’로 쏠린다. 듣는 사람은 ‘이 사람은 지금 뭘 자랑하려는 걸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특히 사적인 대화에서, 자신의 지위와 직책을 뜬금없이 꺼내는 경우 상대방은 당황하게 된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본인 인생 최대의 업적을 자랑하며 몸집을 부풀리는 경우, 자랑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된다.
"나 없으면 안 돼.", "우리 회사는 나 없으면 망해."
조직이나 팀, 프로젝트가 본인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식의 말은 듣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 자아가 고도비만인 경우에 해당한다. 말하는 사람은 책임감을 강조하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반복되면 자기도 모르게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강요하게 된다. 실제보다 자신을 더 과장해 보이게 만드는 전형적인 허세 말투다.
“아 나도 그거 해봤는데, 그땐 내가 총괄했어.”
상대가 이야기를 꺼내면 꼭 '나도 했다'며 경험의 우위를 점하려는 사람. 공감보다 우위를 점하려는 심리가 앞선다. 대화의 중심이 자꾸 자신에게로 쏠리게 만든다. 상대방이 성과를 자랑할 기회를 빼앗고, 너보다 내가 더 잘났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싶어 한다.
“그건 나한테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이쪽에선 나 좀 알려져 있어서.”
상대가 공감할 시간도 없이, 자신의 영향력을 전제로 말하는 태도. 이런 말은 자기도 모르게 대화에서 권위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정확한 수치나 팩트에 근거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자꾸만 풍선을 부는 것처럼 자신의 성과와 업적을 부풀려서 이야기한다. 동네 뒷산을 올랐으면서 국토정주행을 했다고 말한다거나, 매출액이 10억인데, 순자산이 10억 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자신이 정확하게 가진 것만 보여줘도 충분한데,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계속해서 '있어 보이게' 말하는데 치중한다.
다음 문항 중 4개 이상 해당된다면, 당신의 말에는 과장과 과시의 무게가 실려 있을 수 있다.
- 대화 중 무심코 “○○도 나한테 물어봤었지”라는 말을 꺼낸 적 있다.
- 남 얘기를 들으면 “아 그거 나도 해봤어”라고 먼저 반응한다.
- 내 실적이나 직책을 대화 첫머리에 꺼낸다.
- 공동 작업임에도 내 역할을 부각하려는 습관이 있다.
- 자랑을 자주 하는 편이다.
- 수치(금액, 규모, 인원 등)를 강조하는 말이 습관적이다.
- 대화할 때 상대보다 내가 우위에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불안해서, 인정받고 싶어서, 주목받고 싶어서 말을 하고 있다면 한 템포 멈춘다. 목적이 나를 과시하기 위한 말은, 결과적으로 신뢰를 깎는다.
“그랬구나, 그건 어땠어요?”처럼 상대의 경험을 묻는 질문을 먼저 하며 상대의 경험도 대단한 것이라고 인정해 준다. 내가 했던 비슷한 경험은 나중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그때 제가 담당자였어요.” 한 줄이면 충분하다. 지나치게 자세한 설명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자기 증명의 냄새가 난다.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은 먼저 말하지 않는다. 묻지 않아도 보이게 만드는 건 ‘말’이 아니라 일관된 태도와 결과다.
“내가 말할 때 좀 거슬렸던 거 있어?”라고 묻는 연습.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말버릇은 타인의 눈을 통해만 확인된다.
허세는 결국 불안의 반작용이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말로 자신을 부풀린다. 하지만 성숙한 말투는 허세 없이도 설득력을 가진다. 오히려 덜 말하고, 더 정확하게 말할수록 사람들은 당신에게 신뢰를 보낸다. 말이 커질수록 사람이 작아 보이고, 말이 정제될수록 사람의 깊이가 드러난다. 허세를 걷어낸 말투, 그 안에 당신의 진짜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