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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건강나다움 Jul 09. 2021

죽음을 생각하며 나답게, 즐겁게 살아보자

죽음을 생각하며 살면 더 나답게 살 수 있다.


                           

  폐암 4기! 암을 2번이나 걸리고, 암 수술을 3번이나 받고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지금도 언제 암이 재발할지 모르는 처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어느 택시 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누구나 택시를 탄 적이 있을 것이다. 택시 타는 것을 좋아하는가? 난 사실 어쩔 수 없을 때만 택시를 타고 사실 택시 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너무 빨리 무섭게 달리거나 불친절한 기사님들로 불편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내가 먼저 "천천히 가주세요.”라고 말하면서 택시를 탈까. 너무 빨리 가니까 무서워서 눈을 아예 감고 속으로 ‘집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고 탄 적도 여러 번이다. 택시 아저씨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가끔 친절하고 좋은 택시 아저씨를 만나면 꼭 큰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정겹고 감사하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택시 아저씨가 생겼다. 왜냐면 이 택시 아저씨는 하루하루를 가장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루의 소중함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이 택시 아저씨의 택시를 탄다면 소풍 가는 기분으로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인데 죽은 사람이 귀신처럼 다니는 거라고 생각하니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매일 소풍을 나오는 것 같아요.    

우리 집은 제사도 다 없앴어요.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건 눈치 보게 되더라고요.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들이 더 중요한데

죽은 사람 때문에 산 사람들이 싸우더라니까요?        

나 죽으면 내 제사 때문에

애들이 계속 싸우겠구나 싶더라고요.        

죽고 나서도 애들 힘들게 하면 내가 나쁜 놈이죠.

그래서 저희는 명절 때 

제사 안 지내고 놀러 다녀요.

그러니까 다들 좋아해요.      

  

사실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구경 하며 지내기에도

인생이 짧거든요.

그런데 예전에는 왜 그렇게 싸우면서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암 걸리고 나서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죠.       

  

아들이 그러더군요.

아버지 인생이

리셋된 것 같다고.”     

   

-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중에서                




  지난달 눈에 눈물 맺혀가며 인상 깊게 읽었던 책에서 알게 된, 기억에 남는 사람은 이 택시 아저씨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많이 후회하는 사람은 아마 돈 벌기 위해 일만 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가족 관계가 다 깨져서, 죽기 직전 혼자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불쌍하기만 하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 정말 변하게 될 때는 죽을 고비를 넘겼을 때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사람의 이야기가 바로 이 택시 아저씨가 아닐까 싶다. 아마 암에 걸리기 전까지는, 죽음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이 택시 아저씨도 한 명의 손님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빨리 운전을 하고, 돈을 더 벌기 위해 무리해서 일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일상들도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면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나답게 즐겁게 살아보자!

     

Q. 1년 후에 죽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 죽음을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가?! 얼마 못 산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다. 대충 먹고 아무거나 먹던 밥도 이왕이면 더 맛있는 거 먹고 싶다. 일이천 원 아끼려고 싼 메뉴 고르기보단 삼천 원 더 주더라도 정말 먹고 싶은 메뉴로 먹게 된다. 나는 그래도 여자니까 죽더라도 곱고 예쁘게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끼던 물건이나 옷들도 아껴서 뭐하나, 내가 입고 싶은 거 입고, 더 예쁜 옷 입어야지 싶다. 


  앞이 닳았지만, 발이 편해져서 아까워 못 버리던 구두도 이제는 버리고, 아끼던 새 구두 꺼내 신자 싶다. 그냥 지나치던 일상들이 더 소중하게 생각된다. 푸른 하늘과 기분 좋은 바람과 길의 꽃들도 더 귀하게 느껴진다. 자주 유튜브를 보던 시간도, 관심 있게 경제 방송을 보던 시간도 아깝게 느껴진다. 가족, 친구들, 내가 자주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고 얼굴 보고 밥 먹고 싶다. 아끼던 것들은 더는 아끼지 말고 누리지 싶고, 이제 불필요해진 나의 많은 물건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싶다. 가족들에게 통 크게 쏘면서 가족여행 가야지 싶고, 부모님께 더 자주 전화드려야지 싶다. 호감 가는 남자랑 뜨겁게 연애도 해야지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데서 맛있는 밥 사주고 그 사람에게 도움될만한 주고 싶은 게 있으면 줘야지 싶다. 남은 돈은 쇼핑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데 가치 있게 쓰고, 고아들에게 조금이라도 후원하고 가야지 싶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더 예쁜 말 써야지 싶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지, 사랑을, 감사를, 나의 마음들을 더 솔직하게 많이 표현해야지 싶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오디오 클립이나,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나눠야지 싶고, 그래도 뭔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될만한 것을 남겨두고 가야지 싶다. 그래야 천국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내 짐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버리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정리해야지 싶고, 그래도 어딘가에는 나의 삶의 기록을 남겨놔야지 싶어 자서전처럼 일기처럼 글을 쓰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죽는 마당에 대학생 때 작곡해둔 숨겨놓은 자작곡들을 공개하고도 싶다. 몰래 비밀처럼 간직했던 부끄럽거나 자랑처럼 여겨졌던 이야기들도, 남들이 뭐라 하든지 말든지 어딘가에 몰래 남겨놓을까도 싶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것이고, 좋아하는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더 실컷 먹을 것 같다. 아끼려 하기보다는 부자처럼 더 여유 있게 베풀 수 있을 것 같고, 쇼핑에는 더는 돈을 쓰기 싫을 것 같다. 내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고,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떠올려 볼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보다는 내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들, 친구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잔뜩 찍었지만 올리지 않았던 사진들을 인스타에 폭풍 업데이트를 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내 삶의 기록들이니 여행 가서 찍었던 추억들이나 예쁘게 나온 사진들을 잔뜩 올리며 옛 추억을 돌아볼지도 모르겠다. 고향 집에 내려가 좋아하는 엄마 밥을 실컷 먹고, 엄마 손에 물 안 묻히게 부모님께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드리고 싶다.     


  몸에 좋은 음식으로 식사하며 죽을 때까지는 그래도 몸 관리 잘해서 전신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지만 늘 해야 할 일이 많았던 일상에서 조금 더 여유 있게, 꼭 안 해도 되는 일들을 정리할 것이다. 관심을 두던 부동산이나 주식은 더는 보지 않을 것 같고, 돈을 쓰더라도 더 의미 있는 일에 쓰려할 것이다. 산소 없이 화장으로 해달라고 할 것이고, 영정사진을 준비하겠지?!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는 굳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하겠지만,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에겐 그들도 이별을 받아들일 시간을 주며 서로의 만남을 더 소중히 할 것이다.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사랑할 것이며,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여길 것이다. 남은 나의 얼마 안 되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부끄럽지 않게, 후회 없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가족들, 친구들 데리고 예쁘고 유명한 맛집에서 밥도 사주고, 보고 싶은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더 즐기리라. 사실 생각해 보면 별거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웃고 얘기 나누는 것이 전부다. 무슨 일을 해서 소득을 더 늘릴까, 얼마를 더 벌까 등은 생각의 대상이 전혀 되지 않는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 나에게 가치 있는 것들만 남는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더 찾으려 할 것이다.     


  남에게 보이는 부분이 아닌 정말 나다운 모습으로 더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리라. 더 내 감정에 솔직하리라. 더 많이 표현하리라. 지금도 그렇지만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만날 필요가 없고, 굳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나에게 이런 면이?' 하고 놀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내가 모르던 나의 속마음을 발견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할 것이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커피를 조금 더 마실 것 같다. 그래도 피곤할 땐 늦잠까지 개운하게 자리라. 시간에 쫓기는 일 없이 느긋하게. 오래된 차도 바꿀 필요가 전혀 없어지고, 투자를 생각해서 이사할까 하던 생각도 사라진다. 재산을 늘리는 일에는 더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하루하루만 남는다.  


  오늘 하루를 누구와 어디를 가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까를 생각하고, 혼자서 조용히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리라. 청소 빨래 집안일에는 시간 쓰기 아까우니 일주일에 한 번은 가사도우미를 부르리라.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만 시간을 쓰리라. 좋은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고, 살찌거나 배가 나올까 봐 신경 쓰는 일 없이 그냥 먹고 싶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입고 싶은 예쁜 옷을 입고, 가고 싶은 곳에 가리라. 더 많이 웃고, 사랑스러운 조카들과도 더 많이 놀아주리라.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고 자주 웃는 아이들만큼 더 자주 따라 웃으리라. 이렇게 지내다 보면 행복도가 올라가서 만약 얼마 못 사는 이유가 암세포라면 암세포가 사라지는 말로만 듣던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더라도 후회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돈은 일하면서 다시 벌면 되고 인생의 소중한 게 무엇인지 다시 더 느껴봤으니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꼭 적어보길 바란다. 내가 1년 후에 죽는다면 하고 싶은 것들을 적다 보면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들이 선명해질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거의 비슷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 가고 맛있는 거 먹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 사실 행복에는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우리는 어쩌면 너무 욕심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래를 준비하는 건 중요하고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돈도 중요하고 재테크도 잘해야 하고 경제 공부도 하고 저축과 투자도 해야 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누구나 언제가 죽게 되고 죽음을 생각할수록 우리는 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지혜로워지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즐기는 건 좋지만 쾌락과 본능만 추구하는 마이너스의 생활은 곤란하다. 죽음을 떠올리며 글로 적어보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에 대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들이 정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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