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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건강나다움 Jul 01. 2021

‘나답게’ 사는 것이 뭘까?!

모든 것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정신과와 심리상담센터에서 일을 하는 나에게도 방황의 시절들이 있었다. 20대에도, 30대에도 가끔씩 슬럼프와 함께 그런 시간과 고민은 찾아왔다. 그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것을 일찍 찾았고 항상 하고 싶은 일들에 도전하며 살아왔기에 꿈을 이뤘다. 큰 병원 정신과에서 내 이름이 새겨진 흰 가운을 입고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 의사는 아니지만 음악치료사로 나는 나의 꿈을 이뤘다. 정신과에서 일하다 보니 상담의 필요성도 많이 느끼며 심리상담 공부도 하고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라 일은 보람되고 좋았지만 금전적인 만족은 안되었다.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가는 것 같은데 이것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사명감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기에 쉬지 않고 10년 동안 계속했다. 하지만 가끔씩 나도 이런 고민이 있었다.‘지금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난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나도 부자 되고 싶은데 이 일만 해서는 힘들 것 같은데 다른 것도 해볼까?, 내가 잘하는 게 뭘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누구인가?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뭘까?’이런 질문들은 나 자신에게 많이 해왔었다. 그래도 나름 평탄하게 괜찮게 살아왔는데 아뿔싸, 전 세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폭탄이 찾아왔다.     



 그 이름은 공포의 3글자. 코.로. 나.  2월, 갑자기 일을 정지해야 했고 자연스럽게 수입이 끊겼다. 내가 치료사로 일하던 병원 정신과의 입원병동이 정리되면서 일하던 치료사들이 모두 그만두게 되었고, 매주 2회씩 10년 가까이 출강하던 회사 강의도 외부 강사 출입 통제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이 하루아침에 끊겨버렸다.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에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어딜 가서 무얼 해야 하나 했다. 갑자기 수입이 끊겨 적금과 예금까지 깨고 한 해를 보내게 되었고, 코로나로 월급을 주는 곳에 경력을 살려 취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모든 것이 정지되었으니까. 이때다 싶어 좋아하는 해외여행이라도 가면 좋겠지만 여행도 갈 수 없었다. 2월에 찾아온 코로나는 여전했고 한해를 2달 남겨둔 10월이 되자 나에게는 큰 불안과 우울이 찾아왔다. 늘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기에 연말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성장이 있었고 보람이 있었고 조금이라도 매달 모은 적금이 있었다. 한 해가 다 끝나가는데 내가 올해는 뭐했나 싶었다. 모은 돈은커녕 끊긴 수입으로 인해 기간이 남은 적금, 예금도 깨며 생활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나의 정체성이 흔들린 일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하는 일들을 내가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보내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꼈다. 눈뜨면 일하러 갈 곳이 있고, 나를 반가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것인지 느꼈다. 아주 가끔, 갑자기 치료하던 장면들이 떠오르며 눈물이 맺힐 때가 있었다. 나는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 올해가 두 달 밖에 안 남았는데 나는 도대체 1년 동안 뭘 한 걸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다. '나는 앞으로 뭐를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이제 세상에서 별로 필요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10년 동안 해온 나의 일은 정지되었지만, 세상은 잘 돌아가는 듯했다. 직장인들은 일을 쉬고 있어도 어느 정도 기본급은 나오는듯했고, 재택으로 일하기도 했다. 세상 바쁘게 지내다가 갑자기 남은 시간들, '이 시간들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내야 할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등 고민은 많고 답은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했고, 눈물이 맺혔다. 불안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한 해를 끝낼 수는 없었다. 괴로움 속에서 유튜브로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다. 답을 찾고 싶었다. 나도 혼란스러워서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던 시기였다. 머릿속만 복잡했고 보이지 않는 미래가 두렵고 불안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공부했던 무의식 치료들이 떠올랐다. ‘그래, 내 무의식을 들여다보면 내가 정말 하고 싶고 원하는 게 뭔지, 어떤 게 정말 나답게 사는 건지, 내 무의식은 알지 않을까?!’ 다시 무의식을 미친 듯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답을 찾고 싶었다. 나는 고3이 된 듯 답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몰입했다. 눈을 뜬 순간부터 눈이 감기는 새벽 한 두시까지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나의 무의식과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답을 찾으려 애썼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중단되고 내 직장이 없어지고 백수가 되어 1년 동안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갑자기 내가 너무나 무능력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졌었다. 갑자기 길을 잃고 정체성이 흔들리는 느낌. 백수가 된 나에게 누군가가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물을까 봐 두려웠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로 일을 쉬고 있다고 답변하는 것이 ‘나는 앞이 안 보여서 방황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코로나에도 오히려 잘 해쳐나가고 있는데 나는 뭔가 하는 생각에 좌절감도 느꼈다. 그런 방황 속에서 나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 하면서 관련된 강의와 독서에 고도의 몰입과 집중을 했다. 눈을 뜨고 눈이 감길 때까지 나는 며칠이고 자리에 계속 앉아 있었다. 집중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있어도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몰입 속에 시간이 초고속으로 지나가는 신비로움을 느꼈다.


 

 '내가 이렇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었나?!' 나도 나 자신에게 놀랐다. 나는 고3 수험생 같았다. 그렇게 몰입하고 나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나는 답을 찾았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 답을 알게 된 순간 마음에 말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나의 우선순위는 늘 '자아실현'이었다.


 

 그렇다. 자. 아. 실. 현.  

돈을 떠나서 얼마를 버는 것과 상관없이 답을 찾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 평안하고 행복해졌다. 앞날이 보장된 게 하나도 없고, 일할 곳이 생긴 것도 아니었는데, 나다움을 찾은 순간 이런 평화를 느낄 수 있다니...... 잠시 방황 속에 잊고 있었던 나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소리를 따라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고 하나씩 다시 해나기로 했다. 코로나로 사람도 안 뽑고 힘든데 더 이상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마음건강나다움 1인 기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강의를 하고 싶어서 강의 일을 더 알아보게 되었고, 필요한 자격증들 공부를 하면서 자격증도 추가로 취득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계속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집중하며 준비하다 보니 회사 강의도 나가게 되었고, 강의를 들은 분이 상담을 요청하여 심리상담도 시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강의도 나가게 되었고, 다시 내 한 달 생활비는 벌 수 있게 되었다. 미칠 듯 불안했던 남은 두 달을 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불태웠고 나다움을 찾고 1인 기업을 시작하자 마음에 평안과 행복이 찾아왔다.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야 하나 방황했던 내가, 출근할 직장이 없어도 워낙 하고 싶은 게 많아지다 보니 다시 바쁘고 알찬 일상으로 돌아왔다. 불안하던 마음은 평안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마음이 세상 편안할 수 없었다. 미소가 지어졌다. 신기했다. 다시 에너지가 생겼고 나다워졌다. 잘 보일 사람도 없었고 잘 보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나는 나답게 사는 것에,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죽음을 생각하며 더 즐겁게 살고 싶어 졌다. 12월 31일, 나는 기분 좋게 한 해를 정리하며 뿌듯함과 함께 감사할 수 있었다. 마지막 두 달을 미친 듯이 몰입하고 도전한 나는 10개월 동안 정체돼있던 나를 뛰어넘어 폭풍 성장한 느낌이었다.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집중해서 노력하는 과정, 도전하며 조금씩 다시 해나가는 과정, 어제보다 성장하는 노력이 나를 성장시킨다. 그게 가장 나다우면 된다. 남들이 어떻게 볼까, 어떻게 말할까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남들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중요하지 않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어도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지 않는 것은 실천하지 않아서도 있지만,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게 적용될 사람도 있지만, 그게 안 맞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같은 부모에게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다 성격이 다른 것이다.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가 없다. 멘토링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만, 도화지에 그림은 내가 스스로 그려야 한다. 어떤 컬러를 선택할지부터 어떻게 그릴지가 다 다르다. 그리고 그렇게 나다움을 찾고 나를 제대로 표현하기까지는 극도의 힘듦의 상황까지도 가보고, 머리 아플 정도의 나 자신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남들이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내 인생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기에 내 인생 내가 스스로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나는 흔들리던 정체성을 바로 잡았고 내 마음의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듣고 나니 40대 중반은 돼서 성공하면 써야지 했던 책이 갑자기 쓰고 싶어 졌다.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지금도 코로나는 여전하고, 불안정한 삶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참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나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나다움과 마음 건강을 돕고 싶다. 도움이 되는 좋은 글로 나누고 싶어 졌다. 죽기 전에 뭔가 세상에 남기고 싶어 졌다. 생전 처음으로 책을 쓰고 싶다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에 집중하고 도전하며 하나씩 해나가면서 나는 다시 마음이 더 건강해졌다. 이런 건강한 마음이 되자 내담자들의 상담도 잘 진행되었고, 감사하게도 내담자들의 증상도 좋아짐에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나 나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고, 지금보다 더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다. 힘들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 한없이 내가 작고 초라해 보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고 건강한 상태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회복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 혼자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내가 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대, 지금 방황하고 힘들 수 있으나 엄청나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나다움을 찾고 마음 건강을 위한 방법들을 알고 시도하면 평안과 행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음을 믿고 이 글을 읽은 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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