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is Jun 06. 2022

Dic.01 - Designer

The definition of designer

한권의 책에서 나온 글귀가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가 된 적이 있나요?


2020년초. 많은 사람들이 연초에 과거를 돌아보고 무엇인가를 결심하듯, 나또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잠겼다. 해외살이를 한지 5년차, 그러나 늘지않는 영어실력에 올해는 책을 읽기로 다짐하고 그동안 서점에서 쇼핑해두었던 서적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한 구석에서 아내가 쇼핑한 Design as art라는 아담하고 분량도 적당한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인 전공의 아내가 오래전에 구매한 책으로 이미 색은 바래져 있었고 사실 건축을 업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그리 끌리지 않았던 책이었다. 생각없이 책을 넘기던 나에게 아내가 던진 한마디 그 책 저자가 건축을 전공한 사람인거 알아?




그 책 저자가 건축을 전공한 사람인거 알아?


어.. 그래?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 왜 그래픽 디자인 책을 낸거지? 나는 한동안 조심스럽게 책을 넘겨보기 시작했고, 건축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분석적으로 서술된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글의 익숙한 서술방식에서 친근함을 느꼈고 그날부터 탐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탐독이라기 보다는 거의 번역에 가까웠다. 영문 도서라 모르는 단어들을 만날 때면 영어사전을 들여봐야했고, 그리고 문장이 애매할 때면 아니 어려운 문장을 만나면 몇 번을 다시 읽어봐야만 했다. 처음의 열정은 조금씩 식어가고 한글로 된 책과는 달리 지난 번 읽었던 부분을 자주 잃어버리고 있었다. 책의 앞 부분은 손떼로 인해 점점 어둡게 변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이 책의 첫 장, 첫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가 인용한 러시아 문호 Maxim Gorky의 Artist에 대한 정의 문장.


예술가란 개인의 주관적인 영감을 체내화 할수 있으며, 이에 관해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한 객관적 의미를 이해하고 있으며, 그리고 확실한 형태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이다.
'Artist is a man who digests his own subjective inspirations and knows how to find a general objectvie meaning in them, and how to express them in a convincing form.'


Maxim Gorky (1868-1936)의 활동시대를 유추해보면, 당시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구분되지 않았던 시기임을 고려하면 Artist를 Designer로 용어 변경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늘에 와서는 예술을 지향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정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윗 문장의 구절을 하나하나 뜻어보니, 하나의 시퀀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영감을 받고 이를 구현 해내기 위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객관적이고 보편화된 사실을 바탕으로 공감을 얻어내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인만의 독창적 형태로 영감을 구현해 낼수 있는 사람.




주관적인 영감,
일관화된 객관적 의미,
전달력 있는 뚜렷한 형태
Subjective impression,
General objective meaning,
Convincing form


옳은 해석일까? 내가 제멋대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며칠 후 디자인을 하던 중 나의 디자인 과정을 살펴보았다. 'Inspiration' - 'Anlysis and mood images' - 'Form'. 그 과정이 꽤나 유사했다! 이게 왠일인가..

난 이제 내가 추가하는 디자이너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었고 디자인 과정 또한 압축적으로 표한해낼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앞으로 디자인을 하거나 혹은 대하는 나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세가지 단계로 나의 디자인 이야기를 써 내려가 보기로 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