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가는 배를 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었지만 배 안에서 충분히 추억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세 친구는 목포로 결정을 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는 단체관광하고는 전혀 다른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나이 먹은 노년의 세월이란 것을 잠시 잊고 있었고 그들은 쉽게 지치기 시작했다.
완수가 말했다. "벌써 지치는 겨? 아니 꽃보다 청춘. 못봤남? 우덜 보다 훨씬 더 형님들도 해외 여행 빡씨게 하더만. 우리 비타민 마시고 힘 좀 충전해보자고?
정희가 말을 받았고 칠수도 고개를 끄떡이며 완수에게 엄지척을 했다.
셋은 먼저 화장실을 들르고 몇 가지 음식을 샀다. 정희는 감자, 칠수는 오징어, 완수는 비타 오백 한박스를 샀다. 다행히 셋은 모두 건강관리는 잘해서 당뇨나 고혈압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음식을 산 후 세 친구는 야외 벤치로 갔다. 고창 휴게소는 골프장까지 있었다. 칠수가 말했다. "내는 저 골프라는 게 이해가 안디야?"
완수와 정희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동시에 "왜?, 왜요?"
아...우덜은 논둑이 쬐끔만 갈라져도 그거 막을라고 거시기 허는디 저 쬐끔한 구멍 파놓구 쬐끄만 공을 작대기로 냅다쳐서 집어 넣고 좋아라 헤벌레 허는 것이 난 참 이해가 안디야"
완수가 말했다. "이이...나도 니맴 이해 혀. 저 시간에 일을햐도 벌써 다끝냈겄네 싶지? 맞지?괜히 다들 놀고 먹는거 같고?
칠수가 말했다. "이이...맞어 니가 워찌 그리 내맘을 잘 안다냐?"
완수가 바로 응대했다. " 칠수야! 그것을 스뽀츠라고 허는 것이여. 스뽀츠도 산업이고 돈 버는 일들이여. 참 그렇겄네. 미국 사람들이 자들은 논에서 뭐한다고 하루종일 뙤약볕에 서있다냐? 갸들은 기계로 콱 다 농약 주고 자동차로 추수도 한 번에 샥 해버리니께. 갸들이 우덜보고 그럴 수 있겠네.이 .."
칠수가 말했다. "미친눔 헛소리 허고 자빠졌네. 어여 일어나. 늦겄어. "
정희는 항상 재미를 주는 두 친구의 대화가 좋았다.
캠핑카로 돌아온 세 친구는 다시 목포로 출발했다.
정희가 말했다. "찾아보니까 저녁 11시 50분 배에요. 우리가 출발한 시간 9시 배는 이미 떠났고 중간에 시간이 많이 남아요. 어쩌죠?"
칠수가 말했다. "그건 우리 회의 때 말했던 것처럼 시간이 남으면 무조건 근처 좋은 곳을 찾는다로 허면 되는 거쥬..." 칠수가 웃었다.
운전대를 잡은 완수가 말했다. "그리유. 정희씨가 워디 갈까 한 번 찾아 봐유?"
캠핑카는 여전히 세친구의 첫 여행을 반기듯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나가고 있었고 서해안 고속도로의 햇살은 그들의 인생을 위로하는듯 햇살을 비춰주고 있었다.
먼저 그들은 목포항으로 가기로 정했다. 자칫 다른 곳을 들렀다가 초행길에 배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불안 심리에서였다. 목포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세친구는 이미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정희의 희끗거리는 긴머리는 바람에 날리고 있었고 완수와 칠수의 구리빛 피부는 태양에 반사되어 흡사 흑인같이 빛나고 있었다.
한껏 폼을 잡은 칠수가 말했다. "에...먼저 배편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표를 끊자고. 이잉? " 세친구는 말없이 매표소로 갔다.
이 번엔 완수가 잔뜩 폼을 재며 나섰다.
매표소에는 표를 끊는 사람들이 한 둘씩 계속 이어져 있었다. 차례가 되어 완수가 창구에서 말했다.
제주도를 갈껀디? 월매유?
직원이 말했다. 시간은 4시 50분입니다. 비용은 총 12만원 이구요, 차량은 무슨 차량 이시죠?
이..캠핑카!
그러면 75만원이구요.
순간 완수는 동공이 확대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곤 "이 잉! 뭔 배삯이 그리 비싸댜?
직원이 웃으며 뒤에 사람 기다리시니 빨리 결정하시죠?
완수는 마지못해 카드를 내밀려고 할 때
칠수가 나섰다. 마치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이 친구! 자네가 무슨 돈이 있겄나? 자신의 블랙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주며 이걸로 계산허유 이..."
칠수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며 정희가 말했다.
"나중에 비용 뿜빠이 하기로 했잖아요..."
완수가 말했다. "이잉 니가 돈이 많으니께 니가 혀."
칠수는 그래도 좋아서 히죽댄다.
다행히 그들은 두어 시간 전에 도착을 했고 그들은 그제서야 식사를 하기로 했다.
맛집 검색은 정희의 담당이었기 때문에 정희는 근처 맛집검색을 하고 갈치찌개 집으로 갔고 셋은 푸짐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승선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퀸제누비아2호에 올랐다.
세친구는 모두 흥분되어 있었다. 셋은 모두 생애 첫 배여행이었기 때문이었다. 배는 뱃고동 소리를 내며 서서히 깊은 바다로 나아갔다.
세친구는 모두 갑판위로 나와 먼 바다를 말없이 바라보았고 각자의 휴식을 말없이 하고 있었다.
잠시후 펼쳐지는 일몰의 광경은 다시 볼 수없는 자연의 대서사극이었고 그틀의 인생을 위로하는 엄마의 포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