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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오 Oct 22. 2024

뜨레뻬르소네(14)

14. 배안에서

잠시 석양에 취해있던 세 친구는 잠시후 시작되는 저녁 식사 시간에 한껏 들떠있었다. 조금 전 식사를 했지만 그들은 모두 또 시장끼가 몰려 오고 있었다.

선상 뷔페에서 먹는 저녁은 다시 느끼지 못할 최고의 식사였다.

완수가 말했다. "니들은 나 신경쓰덜 말고 와인도 한잔 혀! "내가 니를 왜 신경쓰냐?칠수는 벌써 맥주를 두 잔 들고 오고 있었다.

정희와 완수는 함께 보며 웃고 있었다.


식사와 맥주를 곁들인 세 친구는 식곤증이 밀려왔는지 졸립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3등석 한켠에 자리를 잡고 누웠고 항상 그랬듯 칠수는 벌써 골아 떨어졌다.

완수와 정희는 나란히 누워 서로 마주 보았다.

그 때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또 들어왔고 그 틈에 정희는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완수도 마치 실과 바늘처럼 정희의 뒤를 따라 나왔다.


제주로 가는 바다는 캄캄했고 멀리 갈치배들의 불빛이 반짝거리고 갈매기들이 날고 있었다.


정희가 선상 난간에 기대어 말했다.

아...좋다. 내가 다시 이런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완수씨! 고마워요!

정희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마음은 완수를 향해 있었다.

"지는 정희씨가 행복한 방법으로만 살거유..."

"정희씨가 비를 맞자면 비를 맞을 거구유 정희씨가 매운 청량고추를 좋아하면 하루에 백개라도 먹겄슈" 완수가 말했다.

정희는 웃으면서 "에이 완수씨는 매운거 잘 못드시더만.." 말했다.

완수와 칠수가 한참을 웃고 있는데 칠수가 나왔다.

칠수가 말했다. "내가 내가 이럴줄 알았어...나 참 나만 쏙 빼곤!"

완수가 말했다 "아.. 이눔아 부러우면 니도 햐?"

칠수가 얄밉다고 완수를 쳐다본다.


셋은 다시 바다를 본다.

정희가 말했다. "칠수씨 고마워요.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그이도 하늘에서 많이 좋아할 거에요. "

칠수가 말했다. "암유 그래야쥬. 나가 지킨 의리는 세계 최고의 의리니께유."

완수가 맞장구를 쳤다. "잉 그거 맞는 말이여. 나도 새로 니한테 평생 감사히야 쓰겄다. 우리 이쁜 정희씨를 내한테 선물해줬으니 말이여."


셋은 서로 오른 손을 포개고 변치 않는 우정을 위해 화이팅을 외쳤다. 세 친구의 바램은 제주로 가는 밤바다 하늘에 넓게 퍼져나갔다.


잠시 후 선상 불꽃놀이가 있을거라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세친구는 모두 터지는 불꽃을 그들의 눈동자에 가득 담고 있었다.


소란스런 폭죽소리와 사람들 함성 소리 속에서 정희가 칠수에게 말했다.

"사실 제가 칠수씨에게 소개시켜줄 사람이 제주에 있어요."

완수와 정희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칠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깜짝쇼도 겯들인 제주 여행이었던 것이다.


칠수가 말했다. "에이 지는 인자 되시유...지야..이렇게 우리 셋이 친구로 지내기로 했으니께 됐시유.."

정희가 칠수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 그럼 안되겠다고 해야겠네요. 벌써 사진 보냈을 때 마음에 든다고 하던데.."


칠수가 말했다."충청도는 유? 그렇게 말히도 그런게 아녀유. 내말은 고맙단 말인거유"

완수는 "암만 암만. 우리 칠수가 워떤 놈인디.."웃으며 말했다.


세 친구는 밤바다를 향해 한껏 웃었고 배는 드디어 제주항에 막 도착하고 있었다.

이제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고 각 편안한 곳을 찾았서 눈을 감았을 때 제주 도착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부터 펼쳐질 캠핑의 설레임에 한껏 들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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