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취하기라도 했지
토요일 저녁, 동생이 캔맥주 하나를 사왔다
브로: 또 맥주 먹냐?
동생: 2-3주 만에 한 잔이야
브로: 그럴 거면 여러 개 사다놔
동생: 매일 마시는 꼴 보고 싶어?
맥주가 들어가니 옛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술만 마시면 십여년전 사귄
전남친 생각이 나는 동생
동생: 그때 남친이 어쩌구저쩌구~(생략)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뜬금없이 노래 부름)
브로: 넌 술만 처먹으면 주접을 떠냐ㅋㅋ
동생: 추억열차 타고 달리는 거지
그러다 갑자기 같은 공간에서 까톡이 왔다
전여친한테 차였을 때
실연의 고통으로 써내린
한 편의 시를 보낸 브로
그대는 밤하늘 별 어쩌구저쩌구
(사람 죽었냐고..)
브로: 이거 옛날에 쓴 신데 잘 썼는지 봐봐
동생: (예전에 한 번 읽어본 익숙한 시)
어떤 가쓰나가 오빠 가슴을 후벼팠냐!
어, 누구야 누구!
브로: 넌 몰라도 돼
전애인을 떠올리며,
옛노래를 열창하는 주접 동생(술먹음)과
시 한 편을 보여주는 청승 브로(맨정신)의
토요일 저녁이 시끄럽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