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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지 Aug 04. 2024

조직에서 물경력이 아닌 압도적 역량을 쌓는 법

AI 시대에도 필요한 역량들

커리어 디자인을 할 때, 생각해 보면 좋은 두 가지 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무(업무 관련 전문성)와 산업이다. 문제는 처음 회사를 지원할 때 무얼 하고 싶은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그래서 항상 20대 초반에게 조언하는 것은 어차피 뭔가 학문적인 공부 쪽으로 갈 것이 아니면 대학 졸업장은 회사에 지원하기 위한 최소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자격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니, 도서관에서 공부할 시간에(책으로 하는 공부는 대학 들어간 걸로 충분하다) 대학생 신분을 활용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 무자본 창업 같은 것들을 하면서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탐구해 나가고 진짜 세상에 부딪치면서 배우는 실무(현실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이다.


일단 AI 시대에서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독보적인 역량이라는 건 무엇일까? 어떤 업무나 산업에서 일하더라도 아래 세 가지 역량을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 또한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면서 일을 하고, 경력 기술서를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바이다.)


1. 맥락적인 사고를 통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Impact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어떤 업무를 하더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느냐 아니냐가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역량인데, 이 부분은 AI에게 어떤 의미 있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지와 연결된다. 또한,


2.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써 활용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AI를 활용해서 시장 수요를 찾아낸다든지, 글로벌하게 스케일을 키운 다든지 하는 것들)


3. 다양한 사람들,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팀으로 일할 수 있는 인품/리더십, 커뮤니케이션, 협상 능력을 갖춘 사람. (앞으로의 시대에서 공감 능력과 더더욱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이런 역량을 쌓고 물경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1. 일단, 내가 정말 두드러기 날 정도로 맞지 않는 일과 조직은 피하자.

   사람을 만날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내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겠는 것을 바탕으로 만나는 것이 더 오랜 인연을 만나게 될 확률이 높고, 사랑을 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커리어도 마찬가지로 이게 왜 먼저 중요하냐면, 어떤 일을 하든 경력이 없는 주니어 때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지가 않다. (아무것도 못하는 나한테 일을 시켜주는 기회를 주는 것만에도 고마워해야 하는 시기랄까?) 또, 내가 좋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어도 하기 싫고 짜치는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당연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 어떤 전문가와 프로들도 그 지난한 시기를 지나서 전문가와 프로가 된 사람이라는 것인데 정말 그 일이 도무지 내 타고난 기질과 성향에 맞지 않는 일이라면 애초부터 열과 성을 다할 수가 없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면, 몸을 써야 하는 일은 정말로 나와 맞지 않았다. 내 기질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따라주지 않아서인지, 그 일에 정성을 다하기가 어려웠고 잘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개인 사업자로서 은행 대출 상품을 파는 영업 일을 하면서 잠재 고객을 찾을 수 있는 전략을 짜서, 직접 그 영업 전략을 직접 실행해 보고, 그 결과에 대해서 복기하고 그걸 바탕으로 전략을 재정비하고 성과를 내는 것들은 재미있었다. 여전히 그 안에 몸 쓰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예를 들면 추운 겨울에 내가 타깃으로 하는 직장인들이 돌아다니는 점심시간에 거리에서 팜플렛 나눠주기, 모르는 사람한테 콜드콜 하기 등) 내가 직접 영업 전략을 짜보고 성과가 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금융권 산업이 돈으로 돈을 버는 구조라는 면에서 내가 인생을 걸고 이 산업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고, 대학 졸업을 하고 싱가폴로 와서는 아예 다른 산업(제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제조업에 6년을 일하면서 업무 전문성을 쌓고,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 가치관과 부합하는 IT 업계로 올 수 있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업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업무 전문성을 쌓는데 6년이 걸렸고, 고통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내 타고난 성향이나 기질에 맞는 일이었기 때문에 존버할 수 있었다.


2. 1번이 충족되었다면,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잘할 수 있는 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열과 성을 다하면서 업무 전문성을 쌓는다. (호기심, 공감 능력, 맥락적 사고)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을 하든지 나이기 때문에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이 부분은 중용 23장에 나온 글귀를 공유하고 싶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일을 시킬 때, 의식적으로 왜 나에게 일을 시키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하고,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공감하고, 그리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뭘 필요로 하게 될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는 공감 능력과 맥락적 사고와 합쳐지면 회사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예측하고 사전 방어 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마케팅 사람 중 자기 하는 일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계속 빵꾸 내는 사람이 있었다. 몇 번 가르쳐줘도 같은 실수를 계속해서, 그냥 포기하고 내가 그 사람 일까지 했었는데, 그 일을 하다 보니까 내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니 우리 제품 가지고 샘플 마케팅을 하는데, 왜 제품의 판매가가 인터페이스 되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물건을 100원에 만들어서 200원에 소비자한테 파는데, 그중 매장에 전시하는 샘플 비용을 100원으로 안 하고 200원에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이거 왜 이러냐고 회계팀에도 물어봤지만 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른단다. 그때부터 물류팀, 본사 마케팅 시스템 담당자, 심지어 그 제품을 실어 보낸 공장 담당자한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질문을 해서 발견하게 된 것은 바로 사람이 실수한 Human error... 본사에서 제품 보내는 담당자가 가격을 잘못 입력한 것이었는데 이게 한 두건이 아니었다. 내가 100원이라고 썼지만 비싼 제품들이었어서 천만 원 이상 하는 것들이 아주 많았다. 결과적으로 법인 손익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데, 사전에 고칠 수 있었던 케이스였다. 일을 하면서 그냥 시키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 머리로 이해가 될 때까지 이건 왜 그러지? 사람들이 왜 자꾸 실수를 할까? 실수 안 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하든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3. 2번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의 업무 전문성이 쌓이고 나면, 시장에 나와 있는 이직의 기회들 중, 남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새로운 시장이나 기술이 도입되는 미래 지향적인 곳으로 이직한다. (퇴사한 이형, 대기업에서 물경력이 시작되는 과정 영상 참고)


 린인에서 쉐를 샌드버그도 그렇게 커리어 한 조언 중 두 가지가 참 인상 깊었다. 1) 어떤 자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게 로켓이라면 무조건 올라타라. 2) 커리어는 사다리가 아니라, 정글짐이다. 결국 커리어에 있어서 독보적 역량이라는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리스크와 기회를 보고, 문제를 해결하며 팀으로 성과를 내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을 하려면 현장에서 많은 경우의 수를 경험해 보면서 실패도 해보고, 그 실패를 철저하게 복기하면서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패턴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그것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평소 관심 있게 보던 산업이나 회사가 있다면 꾸준히 나의 경력 기술서와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지켜보면서, 나의 경력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자리가 나왔을 때 지원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에 있어서, 나의 역량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법은, 그런 환경으로 나를 밀어 넣는 것이다. 마치 내가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어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한국 회사에서 업무 전문성을 쌓고 나서 다음 이직을 할 때는 영어를 할 수밖에 없는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한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뭐가 미리 준비돼서 할 수 있었던 건 하나도 없었다. 참고하면 좋은 영상: 조던 피터슨 교수님의 빨리 바보가 되세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 나는 그럴 자격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지원조차 주저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 부분은 일단 연봉 협상 단계까지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고, 또 이직이라는 건 생각보다 긴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본다는 생각으로라도 면접을 진행해 보면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경력에 도움이 될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nglish version) 


When planning your career, there are two key areas to focus on: your specific job skills and the industry you want to work in. Most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to do when they first start job hunting. That’s why I tell young people that unless they’re pursuing an academic path, a college degree is just a basic requirement for getting a job. Instead of spending all your time studying, use your student years to try different part-time jobs or start small businesses. This helps you learn about yourself, face real-world challenges, and develop practical problem-solving skills.


Even in the age of AI, some skills are still very valuable and rare. Here are three important ones I focus on:  


    Contextual Thinking and Problem Solving: Being able to understand what’s important and solve problems is what makes someone an expert. This involves asking meaningful questions, even to AI.  

    Using New Technologies: The ability to use new technologies to solve problems and create value, like finding market demand using AI or scaling a business globally.  

    Teamwork and Leadership: Being able to work well with others, showing leadership, communicating effectively, and negotiating. In the future, empathy and being more human will be even more important.  


How to Develop These Skills and Avoid Career Stagnation:  


1. Avoid Jobs and Organizations That Don’t Fit You: Just like finding long-lasting relationships by avoiding people you can’t tolerate, avoid jobs that you dislike. Early in your career, you don’t have many choices and should be grateful for opportunities. Even if you start with something you like, you’ll often end up doing tasks you don’t enjoy. The key is that even professionals went through this tough period. If the job doesn’t suit your nature, you won’t be able to give it your best. For example, I didn’t do well in physically demanding jobs but enjoyed strategic sales tasks in college, even though they included some physical work. Eventually, I switched industries and built expertise that aligned with my values.


2. Develop Curiosity and Expertise: Once you avoid jobs that don’t fit, approach your current job with curiosity and a desire to help others. Put your heart into it to build expertise. Genuine effort makes any task meaningful. A quote from the Doctrine of the Mean illustrates this: “If you don’t disregard small tasks and do your best, you will become sincere. If you become sincere, it will show outwardly. If it shows outwardly, it will become apparent. If it becomes apparent, it will inspire others. If it inspires others, it will lead to transformation and growth. Therefore, only those who are extremely sincere can change themselves and the world.”    When people ask me to do something, I try to understand why, empathize with their difficulties, and think about what they need now and in the future. This approach helps solve complex problems at work.


3. Seek Future-Oriented Opportunities: Once you’ve built some expertise, look for job opportunities that let you solve unique problems and move into fields with new markets or technologies. As Sheryl Sandberg advises in "Lean In," “If you’re offered a seat on a rocket ship, don’t ask what seat! Just get on.” and “Careers are a jungle gym, not a ladder.” Unique career capabilities involve identifying risks and opportunities, solving problems, and achieving results as a team. To develop these skills, put yourself in challenging environments, fail, and learn from those failures to build expertise.    If you’re interested in a particular industry or company, keep your resume updated and apply when opportunities arise. The best way to develop your capabilities is to push yourself into such environments. For example, wanting to become a global talent, I moved to a foreign company where I had to use English after building expertise in a Korean company, even though my English wasn’t great initially. Many people hesitate to apply because they feel unqualified or unsure if they can do well. However, you can negotiate salary later, and job applications are often long processes. It’s worth applying to learn about the company and get ideas on enhancing your current job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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