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남의 커플이 부러웠지?

by 고용환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이런 말은 어디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부럽다는 것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동경하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매번 싸우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점점 멀어지는 부부관계를 단순하게 문화적 차이로 한정지어서 표현하는 것은 어쩌면 솔직하지 못한 행동일 것이다. 그리고 문화적 차이라는 것은 정말 핑계라는 것을 주변에서 너무 쉽게 접하게 된다.


얼마 전 국제결혼을 한 지인이 집에 놀러 왔다. 이제 막 혼인신고를 했지만 오랜 동거기간에 부부의 향기가 나는 그런 커플이었다. 이전에는 우리 부부와 몇 번 같이 만나기는 했지만 그들은 서로가 너무 아끼고 있었다. 여건은 우리보다 더 좋지 않았다. 영어권이 나라가 아닌 지인의 아내분은 주로 지인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지인은 처음에 회화를 거의 못했지만 동거와 의사소통을 위해서 많은 공부를 한 것을 알고 있다.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집안에 반대와 여러 어려움에 부딪쳤지만 사랑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국적이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눈빛으로 서로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저들은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그에 비교하면 우리 부부의 환경은 정말 걱정이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소득도 안정적이고 의사소통을 영어로 하지만 제약이 덜 한 편이다. 결혼에 반대도 없었다. 소개팅하듯이 싶게 결혼을 하였다.


간절함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니면 결혼에 포함되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부족했던 것일까?

성격, 취미, 속궁합 등등... 스스로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


캠핑장을 가서 텐트를 치고 서로 준비를 할 때도 나는 질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인은 나한테 넌지시

'네 가족한테 좀 잘해' 이렇게 말을 했다. 특별히 신경 써서 조심하고 있는 캠핑장에서도 우리 부부는 그렇게 비친 것만 같았다. 나는 그냥 웃음으로 그 말을 넘겨버렸지만 마음속에서 우리가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 계속 찾아다녔다. 어느 순간 마음의 문을 닺아 버린 것은 그리고 결혼생활에 의미를 자녀양육으로 돌려버린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고요한 캠핑장 무엇이 문제인지 묻는 시간도 사치였다. 사실 정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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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음날 아침에 분주하게 자리를 정리하다가 우리 부부는 싸움을 하게 되었다. 지인 커플은 안타까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전날 늦은 밤까지 고민한 시간들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져 버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내 앞에 벌어진 수많은 고민거리와 걱정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들이 어쩌면 우리 부부 모두에게 아까운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련한 두 사람이 끝난 것을 알면서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이라는 세월을 감당하기에 '자식이라는 이름' 하나로 버틸 수 있을까?

아마 낙천적인 아내도 나처럼 수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원인제공을 하는 나의 태도를 고친다면 우리의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룻밤 다문화 부부 동반 캠핑에서 나는 수많은 숙제를 다시 끌어안게 되었다.


숙제를 다 풀면 분명 좋은 미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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