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우리가 6년을 함께 살았구나

다르지만 지금은 한곳을 바라보며

by 고용환

2015년 4월 9일 우리는 결혼을 했다. 세삼 얼마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는지 느끼게 된다. 결혼한지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집에 걸려있는 결혼식 사진들을 매일 같이 보지만 이런 기념일이 되면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하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많은 갈등을 경험했다. 3년 가까운 연예기간을 가졌지만 나의 해외교육과 아내의 학교졸업으로 떨어져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프로포즈를 하고도 잘 살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런 불확실한 마음에 대한 정리로 못한채로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청첩장부터 예식장까지 한국어가 서툰 아내를 대신해서 내가 다 준비 해야했다. 간단하게 하나씩 준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신경 쓸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어렵게 선택해서 아내에게 옵션을 말해주면 쉽게 선택을 못하고 주저하거나 다른 것을 요구해서 짜증이 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평소 특이한 행동과 여러 경험을 하면서 살아온 나이기에 외국인과의 결혼을 그렇게 신기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말 가까운 몇 명의 지인들은 조심스럽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신중한 선택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 혼란속에서 아내의 혼전 임신을 소식을 알게 되었다. 만약에 자녀를 가지더라도 충분히 상의하고 시간을 두고 가지려고 했다. 사실 갑작스러운 임신 소식에 나는 행복을 느끼기 보다는 부담감으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지금은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딸인데 철없던 어린 시절의 나는 뱃속에 딸이 밉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런 내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임신의 기쁨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고독하고 쓸쓸하게 홀로 결혼식을 기다렸다. 천벌을 받아도 마땅한 무책임한 예비 신랑의 모습이었다.


예식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우리 부부는 의견충돌로 다툼을 가지기도 했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평범한 예식장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아내는 실외 공간이 확보된 야외 예식장 같은 곳을 상상했는지 가는 곳마다 못 마땅한 표정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보통 서양영화에서 잔디밭에 하얀색 의자가 놓여있고 야외에서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곳에서 하려면 정말 비용이 비싸거나, 외곽으로 멀리가거나, 스몰 웨딩을 하는 곳을 선택해야만 했다.

나는 안되는 사항들을 천천히 설명하며 그냥 평범함 곳에서 하자고 설득하였으나 한 고집하는 아내는 계속 못마땅했다. 결국, 찾고 또 찾아서 실내이지만 유리창으로 야외가 보이고 신부대기실이 잔디밭 위에 있는 예식장을 찾았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양 어울림 하우스 웨딩이 었다. 아내와 함께 미리 식장을 방문했는데 그나마 만족하는 눈치였다.

홀은 하나여서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아내가 원하던 야외와 잔디가 있어서 서구식 분위기도 살릴 수 있었다. 우리는 식장을 예약하고 시식을 위해서 주말에 음식도 먹고 결혼식 진행에 대해서 직원과 상의도 했다.


모든 과정을 준비하면서 나에게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가 있었다. 바로 처가집 식구들이 모두 캐나다에 있기 때문에 올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형제들은 모두 바쁘고 여유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아서 비싼 비행기 값에 추가 시간까지 내서 오기 힘들다고 했다. 부모님도 한분은 돌아가시고 한분은 새로운 가정을 꾸렸기에 오실 수 없었다. 아내는 괜찮다고 했지만 비행기 값은 내가 준비할 테니 최소 언니 2명이라도 초대해보자고 했다. 첫 임신에 입덧까지 심한 상황에서 결혼전에 친언니들과 며칠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만 같았다. 다행이도 올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소식에 언니들과 짧은 여행을 계획하며 장소를 확인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미안함은 더 커져만 갔다.


6년전에 힘들지만 그렇게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속에 뱃속에 우리딸과 함께 이 결혼을 시작했었다. 이런 감정과 시간들을 추억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딸아이의 재롱과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우리 부부지만 사실 많은 부분이 어긋나 있기는 하다. 강제로 제자리에 돌려놓으려고 서로 애쓰지 않고 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 들이고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머나먼 이땅에 나라는 사람 하나를 믿고 6년 넘게 고독하게 이방인의 모습으로 자녀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아내에게 나는 더 잘해야한다는 말에 큰 공감을 한다.


아직은 철없고 진정한 사랑에 대한 배움이 부족한 나여서 상처를 주며 살고 있지만 세월이라는 스승을 만나서 나도 성숙해지면 그 모든 고마움을 진심된 마음으로 표현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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