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같이 먹는 부부의 모습

by 고용환

육아휴직을 복직했다. 다시 업무 속으로 뛰어들어간다는 것은 상당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이 된다. 15년을 넘게 해 온 일이지만 소속이 달라지면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시스템은 참으로 안타깝다.


휴직기간 동안 거의 매일 딸아이와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평일 하루에 2시간 얼굴 보기도 힘이 든다. 물론 일찍 잠이 드는 것 때문도 있지만 아직도 휴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듯하다.


출근을 하면 하루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다. 회의, 업무, 토의, 업무 등등 점심시간 조차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처음부터 일을 잘 못 배워서 일이 많거나 마무리가 안되면 식사가 안 너무 가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항상 부서를 이동하면 운동을 안 해도 살이 빠진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 때문에 적당한 영양 섭취를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금방 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아내는 아직도 그 점을 모른다.


다문화 가정은 아직도 새로운 부서 사람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느낌은 이제 익숙하다.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또는 대담하게 질문을 늘어놓는다.


"어떻게 만났어요?"

"혹시 영어 과외 하나요?"

"아내분 국적이 어떻게 되세요?"

"가족분 때문에 영어 잘하겠네요."


요약하면 이 정도였다. 이번에도 역시 그러했다. 머릿속에 질문에 대한 정답은 이미 정해졌다. AI처럼 반복해서 답을 말할 뿐이다. 사실 내가 애로 한 것과 아내가 애로 한 것은 질문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 삶에도 오는 잔잔한 고충들은 때로는 우리 가족에게 상처가 되거나 고단함을 선서한다. 아내는 오늘도 딸아이 어린이집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딸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그리운 고향에서 아이를 키우는 또래들에 대한 부러움을 표현한다.


반면에 이렇게 복직 후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 나는 그냥 평범한 가정처럼 늦게 퇴근해도 애교를 부려서 아내가 차려주는 소소한 술안주나 야식을 시켜서 늦은 밤까지 푸념을 늘어놓는 그런 삶을 그리워한다. 이제는 그런 게 어떤 것인지조차 까먹어버렸다.


대신 남는 시간에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는 것으로 적적함을 메우고 있다.


어떤 삶도 내면으로 파고들면 완벽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을 갈구하는 게 오히려 평범하게 여겨진다.

나의 결핍은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이 되고 누군가의 결핍이 나에게는 부러움이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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