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첫사랑을 너무 깊게 안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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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사랑에 대해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사랑 편을 적어보려고 한단다. 삶에서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감정이 사랑이기 때문이지.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시점에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단다.


물론 그게 짝사랑 일수도 있고 서로의 감정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남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빠는 우리 딸이 너무 깊은 첫사랑을 나누지 않았으면 한단다.

풋사랑을 말하는 게 아니란다. 육체와 정신을 모두 공유하는 그런 사랑을 말하는 거란다. 대부분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을 해.


아빠도 그랬단다. 근데 이뤄지지 않는 것이 그 사랑이 서툴고 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단다. 첫사랑이 어설프게 인생의 뒷면으로 가는 이유는 사랑하는 감정은 충분한데 주변 여건이 준비가 안 돼서 그러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그 넘치는 사랑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준비가 안 된 거지.


시간이 지나서 가끔 아빠도 어릴 적 나를 떠올린단다. 그중에는 첫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던 어린 아빠도 포함이 된단다.


그 시절 정말 가난하고 주머니에 몇 백 원이 없어서 초라한 데이트를 했던 순간이 지금은 추억으로 자리를 잡았단다. 떡을 싫어하는 아빠가 가끔 떡볶이를 먹는 이유도 아마 그런 추억 속에 나를 보내는 작은 행동일 수도 있지. 너무 서툴고 준비가 안 돼서 보낼 수밖에 없던 사랑이라 아쉬움이 남는 거란다.


처음에는 넘치는 사랑이 흘러내려도 마냥 행복하지만 나중에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을 느끼면서 현실과 부딪친단다. 그러면서 불만이 쌓이고 다른 곳을 서서히 바라보게 되지.


사랑이라는 최고의 선물이자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사랑을 쏟아부어버린단다. 그래서 아픔도 오래가지.


만약에 첫사랑에 기억이 너무 좋지 않거나 상처 투정이라면 다음 사랑에 두려움을 가지게 된단다. 연습을 하는 연습장을 받았는데 처음에 너무 많은 양의 노트를 써버린 거지.


노트 한 권을 다시 사면되는데 어릴 때는 영원히 한 권의 노트에 모든 사랑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너무 열정적인 첫사랑보다는 사랑의 감정이 무엇인지 넘어가는 단계의 과정으로 얇은 첫사랑을 경험했으면 한단다.


물론 첫사랑을 깊이 하고 상처가 깊으면 다음 사랑을 할 때 더 신중해지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성숙한 상대를 만날 수도 있단다.


특히, 첫사랑은 깊이를 떠나서 죽는 순간까지 가끔 떠오르는 소중한 추억으로 나중에 자리 잡게 된단다.

네가 살아가게 될 세상은 정말 남녀에 대한 구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이 되어 있을 거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그러기에 여자로 태어나 사랑을 함에 있어 너무 구속되거나 순결 같은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단다.


첫사랑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서 다른 사람을 담지 못하는 시간을 너무 오래 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많은 경험을 통해 정말 너와 평생 걸어가고 아무 말 없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 세상 모든 외로움과 고독함을 이겨 낼 수 있는 보물 같은 사람을 꼭 찾기 바랄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살아간단다.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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