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by 와이와이

2022.2.4.


정신없는 하루였다. 금요일은 가장 고된 하루다. 수업이 죄다 쉽지 않다. 정신없는 하루는 속도가 빠르다. 시간을 확인할 시간이 없다. 물론 각 수업마다 끝나는 시간을 체크하긴 하지만, 그것도 그냥 업무 중 하나로만 느껴질 뿐, 이성적으로 체감되는 정도는 크지 않다.

내 배꼽에도 못 미칠 만큼의 키를 가진 아이들은 해바라기처럼 고개를 바짝 들고 내 얼굴을 보며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들을 동시에 한다. 그 모습이 몹시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몇 시간동안 계속 듣고 있으면, 퇴근 할 무렵에는 혼이 빠진 상태가 되어 버린다. 멍- 한 상태. 삐이이이이 하면서 이명이 들리고 정말로, 반쯤은 정신이 나간 사람이 되어 터덜거리는 발걸음으로 퇴근을 한다.

오늘 정신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선생님 중 한 명의 동생이 코로나 양성이 나와 갑작스럽게 다음 주까지 나오지 않게 된 거다. 물론 학원 내에서 식사도 모두 다른 방에서 하고, 마스크 내릴 일이 없어 걱정할 일은 크게 없지만, 그에 수반되어 처리해야 할 혹은 의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생긴 거다. 키트를 이용하여 혼자 pcr검사를 진행하였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연한 결과다. 원장님의 말로는, 2월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카페든 식당이든 마스크를 내리는 곳에 가게 된다면 보고를 하란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봤는데, 그런 곳들이 종종 있어 보인다. 일요일에 틴더 친구와 술 먹기로 했는데, 굳이 취소하고 싶지는 않다. 아마 보고하면 원장님이 별로 안 좋아하겠지. 아 짜증난다, 이건 좀. 이런 식으로 뭔가 사생활 침해되는 기분이 든다면, 코로나는, 여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이젠 마음에 썩 들지는 않네.


어제 12시를 막 넘어서 잠에 들었고 눈을 떠보니 6시였다. 이불을 발로 걷어차 보았는데, 정신과 몸 컨디션이 꽤 상쾌하였다. 이 정도면 바로 일어나도 괜찮겠지, 싶은 상태였다. 하지만 금요일 수업 스케줄을 떠올린 후 두 시간 더 잤다. 그러길 잘 하였다. 8시에 일어났는데도,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10시 반 출근이기 때문에.

실내자전거를 30분 탔다. 부지런히 타서 10km를 찍었다. 뿌듯했다. 더 좋은 건, 독서도 함께 하였다는 것. 몇 달 동안 마음속으로 바래왔던 모습을 한 내가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물론 더 일찍 일어나서 다른 일들도 하면 더 좋겠지만, 이 두 활동을 한 것만으로도 지금은 꽤나 만족스럽다. 오늘도 일찍 자서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아침에 땀 흘리니까 정말 좋더라고!


오늘 수업이 끝난 후 교실은 엉망진창이었는데, 정리를 어떻게 할지만 생각해놓고 그냥 나왔다. 하도 정신이 없어서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나오는 데에만 30분이 더 걸렸는걸. 대신, 내일 아침, 조금 더 일찍 출근해서 정리할 생각이다. 일찍 일어나서 여유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싶다. 내일은 오래간만에 커피를 마셔볼까? 지난 일요일 이후로 커피를 마신 적이 없다. 혹은 내일 상태를 보고 생각해봐야지.


지금은 매우 피곤한 상태. 사고의 속도가 느리다. 쳐진 상태. 소설책을 조금 읽다가 자야겠다. 바쁜 업무였지만, 지금은 마음이 왠지 넉넉해 기분이 좋다. 역시 아침이 중요한가보다. 수고 많았다 오늘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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